한국일보 : 세상을 보는 균형

"당신의 고향엔 어떤 공장이 있나요"... 유튜버가 극찬한 '제조업 지도'

2023.09.30 08:00

“경제 좀 안다” 하는 분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은 한국은행 보고서가 있습니다. 지난달 25일 발간된 ‘우리나라 주요 제조업 생산 및 공급망 지도’인데요. 11개 주력 산업의 지역별 생산 현황과 교역 흐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지도와 도표로 깔끔하게 정리됐어요.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인 경제전문 유튜버는 이 책자를 리뷰하며 “역대급이다. 대동여지도를 보는 것 같다”고 극찬하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입소문을 탄 결과, 관련 한은 블로그 글은 조용히 조회수 1위에 등극했습니다. 1만 회 안팎인 다른 게시글 조회수를 세 배 이상 웃돌아 4만 회를 눈앞에 두고 있죠. 여유로운 이번 연휴, 제조업 지도 한 번 펼쳐 볼까요? (※보고서 원문 바로보기) 기차나 차 안에서 창밖으로 스치는 거대한 공장의 정체를 찾아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은데요. 맛보기로 △반도체 △자동차 △이차전지 관련 부분을 살짝 소개해 볼게요. 우리나라 반도체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은 분야별로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메모리반도체의 경우 지난해 삼성전자(36.8%)와 SK하이닉스(22.8%)가 각각 글로벌 점유율 1,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시장을 선도하고 있죠. 반면 비메모리와 파운드리(위탁생산) 분야에선 미국·대만·유럽 기업이 다소 앞선 모습이에요. 국내 반도체 생산은 수도권에 집중돼 있습니다. 2021년 기준 이 지역 생산 점유율이 80.7%에 달했는데,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화성·평택·기흥)와 SK하이닉스(이천)의 주력 생산공장이 경기권에 몰려 있기 때문이에요. 그다음으론 수도권과 인접한 충청권 생산 점유율이 15.8%로 높게 나타났어요. 두 권역이 국내반도체 생산의 96.5%를 담당하고 있는 셈이죠. 지난해 반도체 총 수출액은 1,427억 달러. 중국 수출 비중이 53.1%(758억800만 달러)로 절반이 넘어요. 국내 기업의 현지 공장이 많은 베트남(11.4%)이 2위, 그다음 미국(9.6%), 대만(9%) 등 순으로 나타났어요. 국내 기업 점유율이 높은 메모리 품목의 수출 비중이 컸고요. 수입의 경우 소재·부품은 중국과 일본, 제조장비는 미국, 일본과 네덜란드 의존도가 높은 편이네요. 결국 반도체 생산은 이들 국가의 경제 여건과 정책 변화 등에 민감할 수밖에 없겠죠. ‘중국 경기 회복 양상에 우리나라 반도체 업황이 달렸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배경입니다. 미·중 패권 경쟁, 이상기후 현상 등으로 소재·부품·장비 수급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요. 글로벌 공급망 충격 발생 땐 수도권에 몰린 반도체 생산 경로를 통해 지역 경제에 파급될 수 있다고 한은은 경고합니다. 자동차 산업은 현대차그룹(현대자동차, 기아)을 필두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입니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의 자동차 판매량은 684만5,000대로 일본 도요타, 독일 폭스바겐에 이어 3위에 올랐습니다. 국내 생산(지난해 376만 대)과 해외 생산(357만 대) 규모가 비슷하다는 점도 자동차 산업의 특징이에요. 국내 자동차 생산망은 전 권역에 걸쳐 비교적 고르게 분포해 있습니다. 현대차 울산공장 등이 있는 동남권(40.8%)과 기아 화성·광명공장, 한국지엠 인천(부평)공장 등이 있는 수도권(35.5%)이 중심 기지 역할을 하고 있어요. 그런데 호남권(14.7%)과 충청권(8.8%) 점유율 역시 낮지 않답니다. 부품 생산은 권역별 우위를 가르기가 더 어려워요. 동남권(27.7%), 충청권(25.5%), 수도권(20.5%), 대경권(19.0%) 점유율이 비슷하거든요. 완성차는 주로 서구 선진국에 수출합니다. 지난해 수출액만 봐도 541억 달러(222만 대)로 내수 판매(117만 대)보다 훨씬 많았죠. 미국(222억 달러·41.1%) 수출 비중이 제일 크고, 캐나다(6.1%), 호주(6%), 영국(4.1%), 독일(3.2%) 등도 중요한 고객이에요. 부품 수입은 90억 달러로 규모가 크지 않지만, 국내 부품업체의 해외 생산공장이 주로 중국에 있어 중국 의존도(47.4%)가 높아요. 자동차 산업 역시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에서 자유롭지는 못합니다. 책자는 전기차 내수 판매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글로벌 경쟁력이 높지 않다는 점도 지적했어요. 지난해 전기차(수소차 포함) 내수 판매는 16만3,000대로 2020~2022년 사이 연평균 86.4%의 가파른 성장률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글로벌 판매 점유율은 7위 수준으로 내연기관차에 비해 경쟁력이 낮은 편이에요. 최근 각광받는 이차전지(전기차 배터리)는 국내 3사(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를 중심으로 생산과 수출이 쑥쑥 늘고 있습니다. 2021년 일차전지 및 축전지(이차전지 포함) 생산액은 35조 원으로 전체 전기장비(115조 원)의 30.6%를 차지했고, 지난해 전기장비 수출(414억 달러)의 17.7%는 이차전지의 일종인 리튬이온전지(73억 달러)였어요. 문제는 중국 기업 경쟁력이 빠르게 향상되면서 2020년 이후 국내 기업 글로벌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국내 3사의 이차전지 글로벌 점유율은 2020년 34.7%에서 2021년 30.2%, 2022년 23.7%로 축소됐어요. 게다가 소재와 부품·제조장비의 중국 수입 의존도가 각각 63.7%, 36.0%에 이르는 등 공급망 위험에도 노출돼 있죠. 이에 한은은 “산업 전반에 대한 선제적 관리가 중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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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도의 애플 맞나?"…아이폰15, 발열 논란에 내구성 문제까지

'완성도의 애플'이란 얘기도 옛말이 됐나. 애플이 최근 선보인 아이폰15에서 결함이 잇따라 발견되면서 애플이 자랑해 왔던 품질 검수의 완성도에 물음표가 달리고 있다. 29일 해외 정보기술(IT) 커뮤니티에서는 아이폰15 프로로 고사양 게임을 실행할 경우 제품이 지나치게 뜨거워진다는 후기가 나오고 있다. 중국 IT전문 유튜버 Geekerwan는 아이폰15 프로로 300니트 밝기와 25도의 실온에서 고사양 게임을 플레이했을 때 제품 온도가 30분 만에 48.1도까지 상승했다고 주장했다. 아이폰15 프로맥스 역시 45도를 넘어섰다고 전했다. 발열 문제는 스마트폰 배터리·성능 저하와 안전 문제로도 이어질 수 있다. 지난해 출시한 삼성전자 갤럭시S22 울트라 역시 고사양 게임 구동 시 열이 심각하게 발생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IT 전문 매체 WCCF테크는 이를 두고 "애플이 아이폰15 프로 라인업에 강력한 냉각 솔루션을 도입하지 않았거나 TSMC에서 제작한 A17 프로 칩의 3나노 설계가 과열 문제를 완화하는데 거의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칩셋의 온도를 통제할 수 없다면 전작 대비 성능 개선은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아이폰15 프로의 내구성이 취약하다는 후기도 나왔다. 애플은 아이폰15 공개 행사 당시 프로, 프로맥스 모델부터 우주선에 사용되는 '티타늄' 소재를 도입했다며 내구성을 강조한 바 있다. IT 유튜버 '애플 트랙'은 지난 23일(현지시간) 아이폰15 프로 내구성 실험 영상을 게재했다. 이 유튜버는 아이폰15 프로와 전작인 아이폰14 프로를 다양한 각도와 높이에서 떨어뜨리는 실험을 진행했다. 이 유튜버가 두 대의 제품을 손, 가슴, 얼굴 높이에서 낙하시키자 아이폰15 프로부터 문제가 발견됐다. 모서리 부근이 점점 까지기 시작했으며, 어느 순간 카메라 렌즈 부분에도 손상이 가기 시작하더니, 액정까지 금이 번졌다. 4.5m 높이에서 두 기기를 나란히 떨어뜨리는 실험에서는 아이폰15 프로의 액정 하단부가 완전히 고장 났다. 반면 비교군인 아이폰14 프로는 큰 이상 없었다. 6.1m 높이 실험에선 아이폰15 프로가 충격으로 인해 완전히 박살 났다. 카메라 부분이 본체 바깥으로 튀어나오기까지 했다. 제품 마감이 불량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미국의 IT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레딧에서는 아이폰15 프로 디스플레이나 안테나 부분이 들떠 있다는 후기를 찾아볼 수 있다. 그럼에도 아이폰15는 출시 초반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중국 당국이 공무원들에게 아이폰을 쓰지 말라고 했지만 중국에선 사전 판매를 시작한 16일 전자상거래 플랫폼 티몰의 애플스토어 공식 스토어 내 프로와 프로 맥스 모델이 판매 시작 1분 만에 다 팔렸다. 15일 사전 예약을 시작한 아이폰15 프로 맥스의 대기시간(주문 후 제품을 받을 때까지 걸리는 시간)은 평균 6주로 2016년 아이폰7 이후 가장 긴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 전문 분석가 궈밍치 대만 TF인터내셔널 연구원은 아이폰15 프로 맥스의 주문량이 지난해 아이폰14 프로 맥스의 판매량 2,800만 대보다 25% 증가한 3,500만 대가 될 것으로 내다보면서 "아이폰15 프로 맥스가 올해 4분기 아이폰 사업의 핵심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젊은이들이여~ 소득 50% 저축, 4개 계좌 운용, 연 300만 원 연금 [부자 될 결심]

경제역량을 지속적으로 키워 미래에 더 나은 삶을 누리고 싶은 사람이라면 자산관리는 자산의 유무에 관계없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는 생각에 동의하시나요? 아무리 적은 소득으로 경제활동을 시작한다 하더라도 어떠한 형태로든 돈에 대한 관리는 이뤄질 수밖에 없습니다. 돈을 관리하는 방식에 따라 비슷한 경제적 조건으로 출발해도 시간이 지나면 얼마든지 다른 미래를 만날 수 있습니다. 일을 통해 소득을 만들고, 필요한 소비를 하고, 남은 여력은 저축이나 투자를 통해 자산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 자산관리의 기본 구조입니다. 어떤 사람은 소득을 많이 올려서, 어떤 사람은 소비를 아껴서, 저마다 자산을 관리하는 방식도 다양하게 존재합니다. 그런데 연령대별로 집중을 해야 하는 어느 정도 공통된 포인트들이 있습니다. 연령대별 자산관리 전략, 그 첫 번째로 경제활동 진입기라 할 수 있는 2030세대의 가구경제 현황과 그에 따른 자산관리 전략을 살펴보겠습니다. 소비도 자산관리의 대상입니다. 소비금액에 따라 소득에서 남는 저축여력, 저축할 수 있는 금액이 정해지기 때문입니다.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만 생각보다 실천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 소비를 먼저 하고 남는 금액을 저축하는 경우가 해당될 것입니다. 자산관리를 제대로 실천하고자 한다면 저축을 먼저 하고 소비를 나중에 하는 방법이 좋습니다. 일단 3~5년 정도의 기간으로 만들 수 있는 목표자산 금액을 정합니다. 그러면 얼마나 저축해야 가능한지 금액이 정해질 것입니다. 그리고 남는 금액으로 소비항목과 규모를 결정하는 예산을 수립합니다. 이렇게 소비금액을 정해 놓으면 자연스럽게 소비가 절제될 수밖에 없습니다. 30대까지는 소득의 50% 이상 저축하기를 바랍니다. 그래야 현재 가진 조건하에서 경제적 역량의 향상이 가능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외벌이에도 불구하고 30대에 최대 70%까지 저축을 해 본 경험이 있습니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속담이 있는데요. 생애자산관리 측면에서는 충분히 타당한 이야기라고 생각됩니다. 결혼을 하고 자녀가 성장하면서 가계의 소비규모는 늘어나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그전에 경제적 역량을 향상시킬 종잣돈을 모아둬야 합니다. 또한 이 시기를 놓치면 자산관리의 충분한 복리효과를 기대하기도 어렵습니다. 자산관리형 부자들의 대부분이 종잣돈을 40세 이전에 만들었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2022중산층보고서(NH투자증권)에 따르면 30대 저축률이 29.1%에서 40대 이후 소득이 증가했음에도 21% 수준으로 떨어집니다. 그만큼 소비규모가 늘어나기 때문에 생각만큼 저축이 잘 늘어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30대 이하 가구 연평균 소득은 약 6,400만 원(2021년 기준)인데 여기서 비소비지출 연 1,100만 원 정도를 제외하고 나면 5,300만 원 정도가 가처분 소득이 됩니다. 이 중 절반 수준인 2,600만 원을 5년간 저축한다고 했을 때 원금 1억3,000만 원, 일정 수익률(연 7%)을 가정하면 1억5,000만 원 정도의 목돈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실제 39세 이하 가구의 전월세보증금을 제외한 평균 금융자산 저축액이 5,500만 원 정도인데 그 3배 가까운 금융자산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1억 원 이상 목돈이 마련되고 나면 저축률을 기존과 같이 무리하게 가져갈 이유가 없어집니다. 종잣돈을 장기간 잘 관리하면 충분한 자산을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무리한 저축목표를 너무 오래 지속하면 삶의 만족도가 저하될 수 있으니 소비와 저축의 균형을 잡아가기 바랍니다. 어차피 그동안 형성된 소비패턴이 자산관리의 큰 방향성을 해치지는 못할 것입니다. 경제적 역량 향상을 위한 자산증식용 계좌와 안정적인 노후를 위한 연금계좌, 이렇게 2(투)트랙 자산관리를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4개의 계좌를 활용한 자산관리 방법을 소개하겠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살아가면서 여러 가지 생애 이벤트를 맞이하는데 거기에는 적지 않은 비용들이 필요합니다. 비용이 필요한 대표적인 생애 이벤트로는 결혼, 주택마련, 자녀지원, 노후준비를 꼽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결혼과 주택마련은 한 번에 큰돈이 나가는 이벤트이고, 노후생활비와 자녀지원은 한 번에 큰돈이 나가지는 않지만 오랜 기간 지속적인 지출로 합산해 보면 역시 많은 돈이 필요합니다. 보통 자금이 필요한 순서에 따라 결혼자금을 모았다 지출하고, 다음 주택을 마련하고, 집이 마련되면 교육비 등 자녀지원이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시작하며, 자녀가 성장한 후 그때서야 자신의 노후를 걱정하며 준비하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모두 순차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은퇴 이후를 위한 노후준비는 처음부터 지속적으로 하면서 결혼, 주택마련, 자녀교육 이 세 가지는 순차적으로 대응하는 방법이 좋습니다. 4개의 계좌는 3개의 저축계좌와 1개의 생활비 계좌로 구성됩니다. 3개의 저축계좌는 자산증식을 위한 종잣돈 계좌, 노후를 준비하는 연금계좌, 그리고 결혼, 주택마련 등 목적자금 계좌입니다. 종잣돈 계좌와 연금계좌는 평생 가져가는 계좌이고 목적자금 계좌는 필요한 목적이 달성되거나 해당 이벤트가 발생하면 소멸됩니다. 생활비 계좌에서는 소비한 카드대금, 각종 공과금을 지출하는 용도로 사용합니다. 경제생활 초기에는 여력이 많지 않을 것이니 목적자금 계좌와 연금계좌, 생활비 계좌 3개로 시작하고 종잣돈 계좌를 최대한 빨리 추가하시기 바랍니다. 종잣돈 계좌에 충분한 자산이 쌓이면 생활비 계좌나 목적자금 계좌로 옮겨 좀 더 여유롭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연금계좌는 은퇴하기 전까지 돈이 들어가기는 해도 나오면 절대 안 됩니다. 돈을 한 통장에 합쳐서 관리하기보다는 목적에 맞게 용도별로 관리하기 바랍니다. 재무적 이벤트 중 가장 긴 시간을 준비해야 하는 것이 노후준비입니다. 노후준비는 한 번에 하기보다 적은 금액으로 꾸준하고 길게 준비하는 방법이 가장 좋습니다. 경제활동과 동시에 자산관리를 시작하라고 했는데, 여기에 노후준비는 가장 중요한 필수항목입니다. 최소 연 300만 원은 개인형퇴직연금(IRP)나 연금저축을 통해 적립해 가기 바랍니다. 매년 300만 원을 30년간 지속적으로 적립한다면 3억 원에 가까운 노후자산(2억8,000만 원, 연 7% 가정)을 만들 수 있습니다. 현재 IRP를 통해 받을 수 있는 연간 세액공제 한도가 연 900만 원(연금저축 600만 원 합산)인데 이 한도를 채워서 적립한다면 8~9억 원의 노후자산도 가능합니다. 이 정도면 누구나 여유로운 은퇴생활을 기대해도 좋습니다. 소득에 차이가 있을 테니 소득의 5~10%를 노후준비에 적당한 수준으로 보면 됩니다. 세액공제 혜택이 있어 연금저축에 가입하지 않으면 가입한 사람에 비해 그만큼 기회손실이 발생합니다. 연 900만 원 납입 시 받을 수 있는 연말정산 환급액이 최대 198만 원에 달하는데 이는 5,000만 원 정기예금 1년 이자수익에 맞먹습니다. 연간 총급여가 5,500만 원 이하인 근로자이거나 종합소득금액이 연 4,500만 원 이하인 경우 세액공제 혜택이 더 많은 구조입니다. 이러한 세액공제 혜택 때문에 연금가입을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무엇보다 연금자산관리의 핵심은 중도해지 없는 꾸준한 적립에 있으며, 부담스러운 노후준비를 쉽게 만들어 주는 비법이기도 합니다. 연금상품에 가입돼 있지 않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가입하시기 바랍니다. 국민연금에 대해 말들이 많지만 대부분 국민연금에 납입되는 금액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실제 많은 국민들의 노후생활에 상당한 기여를 해주고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스스로 연금에 적립하는 금액도 없는 셈 치고 꾸준하게 유지하다 보면 노후생활비 걱정을 상당 부분 덜어주는 든든한 버팀목이 돼 줄 것입니다. 또한 IRP나 연금저축계좌를 활용하면 계좌 내에서 다양한 유형의 금융상품에도 가입할 수 있기 때문에 자산관리의 기본구조를 이해하고 금융투자에 대한 경험을 쌓을 수 있습니다. 소득증가에 따라 연금에 적립하는 금액을 함께 늘려주는 것도 효율적인 노후준비 방법입니다. 자녀교육이나 주택구입 등 목적자금 관리도 중요하지만 행복하고 안정된 노후를 위한 연금만큼은 반드시 별도로 관리하기 바랍니다. 첫 월급을 받으면 반드시 챙겨야 할 것이 있습니다. 미래자산을 어떻게 만들어 갈지 계획을 세워 그에 따른 소비수준을 정하고 일정금액을 IRP나 연금저축에 가입하는 것입니다. 김진웅 NH WM마스터즈 수석전문위원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장)

소행성 '베누' 흙은 지구에 도착했는데... 한국 아포피스 탐사 계획은 좌초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소행성 탐사선 '오시리스-렉스(OSIRIS-REx)'가 소행성 '베누(Bennu)'의 토양 채취에 성공하면서, 인류 역사상 세 번째 소행성 샘플이 긴 여행 끝에 지구에 도착했다. 앞으로 우주와 태양계의 기원을 알려줄 실마리일지 모른다는 부푼 기대감 속에 나사는 베누 샘플 연구에 들어갔다. 우리나라가 이런 연구에 성공하려면 족히 20년은 걸릴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나온다. 소행성은 태양 주위를 공전하는 행성보다 작은 천체를 말한다. 25일 나사 지구근접천체연구센터(CNEOS)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24일까지 발견된 근지구소행성(NEA)은 3만2,918개나 된다. 이렇게나 많은 소행성에서 샘플을 채취해 오려는 가장 큰 이유는 태양계의 기원을 알아내기 위해서다. 문홍규 한국천문연구원 우주탐사그룹장은 "태양계는 초기에 작은 먼지입자와 기체가 뭉쳐지면서 충돌-병합-파괴 과정을 반복했는데, 이때 지구 같은 행성으로 성장하지 못한 것은 소행성과 혜성으로 남게 됐다"면서 "소행성 겉면 입자 분석을 해내면 이들이 충돌을 했는지, 어떻게 합쳐졌는지 등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즉 우주를 온몸으로 부딪쳐 쌓인 흔적이 소행성 표면에 고스란히 남아 있으니, 물질 분석을 통해 그 역사를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것이다. 베누는 태양계가 만들어진 이후 변화를 겪지 않은 소행성 중 하나라는 점에서 이번 샘플 채취는 더욱 의미가 있다. 박창근 극지연구소 연구원은 "베누는 굉장히 작고, 화학적 분화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태양계 생성 당시의 기록을 고스란히 갖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베누가 생명체에 필요한 기본 물질인 물과 유기물이 많은 소행성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해당 연구를 통해 생명의 기원과 관련한 실마리가 생길 수도 있다. 소행성 샘플 연구는 이 외에도 지구 충돌 가능성에 대한 대비, 미래 자원 탐구 등을 위해서도 가치가 있다. CNEOS 집계 결과 현재 지구를 위협하는 소행성은 2,366개 정도다. 문 그룹장은 "소행성의 궤도는 계산을 통해 예측할 수 있지만, 어떤 것으로 구성돼 있는지 알아야 충돌에 대비할 수 있다"면서 "아울러 소행성은 대부분 표면에 금속이나 광물, 물 등이 포함된 경우가 많아 (탐사를 통해) 미래 자원으로서의 활용 가능성을 판단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 가치가 높은 만큼 난도도 높다. 발사체를 띄우는 것뿐만 아니라 샘플이 안전하게 지구에 도착하고, 변질 없이 연구가 이뤄질 때까지 모든 과정에 세세한 설계와 준비가 필요해서다. 특히 소행성은 크기가 작아 탐사선 착륙이 어렵다 보니 잠깐 댔다 떨어져야(터치다운) 한다. 오시리스-렉스도 지구에서 3억㎞를 넘게 날아가 베누 표면과 10초간 붙었다 떨어진 게 전부다. 이번 성공 이전에 인류 역사상 처음 소행성 터치다운에 성공한 탐사선은 일본의 이토카와, 류구뿐이었다. 한국도 소행성 탐사에 도전했지만 설계 단계에서 좌초됐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소행성 '아포피스' 탐사를 위해 탐사선과 관련 시스템을 국산 우주발사체 누리호에 실어 발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예산 확보에 실패했다. 박 연구원은 "탐사선을 보내고 돌아오는 데만도 10년이 걸리니 준비에도 그만한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우리나라가 소행성을 탐사하기까지는 못해도 20년이 족히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시리스-렉스의 다음 행선지가 바로 아포피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