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원 앞둔 국회에 간호법 촉구하는 간호사들..."일회용 티슈처럼 될까 봐"

입력
2024.05.2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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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간호협회, 국회서 긴급 기자회견
10일 남은 21대 국회에 약속 이행하라 요구
"간호사, 더 이상 티슈 노동자일 수 없어"

대한간호협회 탁영란 회장과 흰색 마스크를 쓴 협회 임원들이 20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얼마 남지 않은 21대 국회 임기 내 간호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대한간호협회 제공

대한간호협회 탁영란 회장과 흰색 마스크를 쓴 협회 임원들이 20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얼마 남지 않은 21대 국회 임기 내 간호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대한간호협회 제공


"간호사들은 스스로를 티슈 노동자라 부른다. 필요할 때 한 번 쓰고 버려지니까."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간호사들은 이런 자조를 쏟아내며 오는 29일 폐원 전 간호법을 제정해달라고 촉구했다.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21대 국회에 매달리는 것은 22대 국회가 열리고 의과대학 증원이 부른 의료 공백이 해소되면 간호법이 유야무야될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이날 오전 간호계가 국회에서 연 긴급 기자회견에서 탁영란 대한간호협회 회장은 "국민들 앞에 당신들이 한 간호법안 제정 약속을 지켜달라"며 "약속한 시간은 이제 10일밖에 남지 않았고, 간호사들은 오늘도 위기의 의료 현장을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앞서 흰색 마스크를 착용한 간호협회 임원들은 갑 티슈를 한 장씩 뽑아서 버리는 퍼포먼스를 했다.

간호계 숙원인 간호법 제정안은 지난해 4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에 막혀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했다. 그렇게 사그라들었던 간호법은 전공의 집단 이탈로 인한 의료 공백으로 전환점을 맞았다. 정부가 진료지원(PA) 간호사를 시범사업으로 합법화하며 의사의 빈자리를 메우는 의료 인력으로서의 간호사 가치가 재평가됐다.

의대 증원에 반발하는 전공의 집단 이탈로 의료 공백이 이어진 지난 3월 27일 서울의 한 종합병원 병동에서 간호사가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의대 증원에 반발하는 전공의 집단 이탈로 의료 공백이 이어진 지난 3월 27일 서울의 한 종합병원 병동에서 간호사가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간호법 제정도 다시 급물살을 타 보건복지부는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각각 발의한 3개 법안의 수정안을 지난 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여야 간사단에 제출했다. 이르면 21대 국회 폐원 전 본회의 통과도 기대됐지만 여야 정쟁에 상임위 개최가 미뤄지며 간호법의 앞날도 예측이 어려운 상태다.

탁 회장은 "매년 2만4,000여 명의 간호사를 새로 뽑지만 1년 이내에 1만4,000여 명이 포기하고, 5년 이내에 80%가 간호 현장을 떠난다"며 "대학에서 간호학을 전공하고 면허까지 취득한 직종의 현실이 이렇다"고 설명했다. 국내 어떤 전문 직종과도 비교할 수 없는 높은 이탈률의 근본적 원인으로는 관련 법이 없어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한 채 과중한 업무와 불법에 내몰리는 열악한 환경을 지목했다. 이어 "간호법은 반드시 21대 국회에서 통과돼야 한다"며 "나중에 만들겠다는 무책임한 말은 더 이상 하지 말라"고 밝혔다.

김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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