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할 수만 있다면…" 간절했던 케인, 이번에도 저주 못 벗어

2024.07.15 09:35

저주가 또 한 번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의 발목을 잡았다. 잉글랜드는 15일(한국시간) 독일 베를린 올림피아슈타디온에서 열린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 결승에서 스페인에 1-2로 패해 준결승에 그쳤다. 케인이 속한 잉글랜드는 이번 대회 우승을 위해 '호화군단'을 꾸렸지만, '무적함대' 스페인을 이기기엔 역부족이었다. 케인을 비롯해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의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었던 주드 벨링엄, 맨체스터 시티의 리그 4연패를 견인하며 EPL '올해의 선수'에 이름을 올린 필 포든 등이 출격했음에도 불구하고 부진을 거듭했다. 실제 조별리그 3경기에서 1승2무로 2득점에 그쳤고, 토너먼트에서는 '꾸역승'을 이어갔다. 우승 간절했던 케인, 아쉬움 남겨 그럼에도 비난의 화살은 케인에 꽂히고 있다. 유독 우승과 인연이 없는 케인의 저주가 잉글랜드를 집어삼켰다는 것이다. 스페인과의 결승을 앞두고 "우승할 수만 있다면 지금까지 내 모든 업적과 바꾸겠다"고 했을 정도로 케인 스스로도 우승이 간절했지만, 승리의 여신은 '무관의 제왕'인 그에게 쉽사리 트로피를 내주지 않았다. 이날 시상식에서도 케인은 어두운 표정으로 고개를 떨군채 좀처럼 앞을 쳐다보지 못했다. 실제 케인은 프로에 데뷔한 2009년부터 정상에 오르지 못하고 매번 준우승에 그쳤다. 잉글랜드 토트넘에서 뛴 2016-2017시즌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위에 그쳤고, 2018-20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는 준우승에 머물렀다. 2014-2015, 2020-2021시즌 리그컵에서도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다. 우승 트로피를 향해 올 시즌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지만, 하필 바이에른 뮌헨이 11년간 지속해온 리그 우승을 이번에 놓치면서 케인에게 무거운 실패를 안겼다. 당시 소속팀 팬들의 비난이 케인에게 집중되면서 적잖이 마음 고생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케인은 이날 경기를 마치고 영국 ITV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우리 모두의 기분을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고 털어놓으면서 "기회가 오면 꼭 잡아야 했는데, 우리는 다시 해내지 못했다. 무척 괴롭고, 아픔이 오래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6년 전 벤투 선임 때보다 후퇴한 축구협회… 무엇이 달랐나

홍명보 A대표팀 감독 내정 후 안팎으로 거센 비판을 받고 있는 대한축구협회가 주말 사이 이사회를 열어 홍 감독 선임을 강행함에 따라 후폭풍이 거세질 전망이다. 돌아보면 지난해 1월 마이클 뮐러 전 전력강화위원장을 시작으로 협회 전력강화위는 줄곧 지탄의 대상이 됐다. 위르겐 클린스만 전 A대표팀 감독 때는 깜깜이 선임으로 도마에 올랐고, 클린스만 전 감독 경질 후엔 5개월간 두 번이나 임시 감독 체제를 택하며 전력강화위 무용론에 불을 지폈다. 그러다 홍 감독 내정을 발표했을 땐 절차적 정당성 논란까지 더해졌다. 적극적 해명으로 설득 나선 김판곤 이 같은 최근 2년여간의 상황은 김판곤 전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의 파울루 벤투 전 A대표팀 감독 선임 때와는 정반대다. 가장 큰 차이는 적극적 해명과 설득 여부다. 당시 벤투 전 감독은 해외 리그에서 시즌 도중 성적 부진으로 재차 경질되며 커리어 하락세를 걷고 있었고, 그리스와 중국 등에선 소속 선수들과 마찰을 빚어 평판조차 좋지 않았다. 아시아 축구에 대한 낮은 이해도와 중국 슈퍼리그에서의 실패도 문제로 떠올랐다. 이 때문에 벤투 전 감독을 선임한 전력강화위를 향한 지탄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김 전 위원장은 답을 피하지 않았다. 벤투 전 감독의 최근 성적이 좋지 않은 것은 맞지만 유로 2012, 2014 월드컵 때 보여준 결과물과 벤투 사단이 가진 훈련 프로그램이 매우 인상적이었고, 그와 함께 온 코칭스태프들까지 보고 나니 "정말 전문적이고 높은 수준의 지도를 할 수 있겠다"는 판단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또 선수들과의 마찰에 대해선 외국인들에게 존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고, 중국 리그에서의 실패로 아시아 축구에 대해서도 많이 배웠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실제 벤투 전 감독은 좌충우돌을 겪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벤버지(벤투+아버지)'가 돼 한국을 떠났다. 감정적, 선택적 대응으로 일관한 협회 반면 홍 감독 선임과 관련해서 축구협회는 선택적 해명과 무시로 일관하고 있다. 전력강화위의 실상을 폭로한 박주호 해설위원에겐 '법적 대응'을 운운하며 장황한 글로 반박을 시도한 것과 달리 이영표, 박지성, 이동국 등이 요구한 진실 규명과 책임 있는 자세에 대해선 귀를 닫고 있다. △감독 선임 과정에서 절차적 정당성이 지켜진 게 맞는지 △다른 외국인 후보자들과 달리 왜 홍 감독만 면접을 진행하지 않았는지 △5일 밤 홍 감독을 만난 뒤 왜 회의를 열지 않고 곧장 내정 사실을 발표했는지 등도 일절 해명하지 않았다. "왜 홍 감독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납득할 만한 설명이 없었던 셈이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모두의 입맛을 만족시킬 수 없기 때문에 A대표팀 감독 선임은 매번 논란이 있을 수밖에 없고, 이때 관건은 사람들을 얼마나 잘 설득할지에 달렸다"며 "투명하게 공개하고 솔직하게 말해서 논란을 잠재운 선례가 없는 것도 아닌데 왜 자꾸 시대에 역행하려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세계32위의 반란… 크레이치코바, 윔블던 여자 단식 첫 우승

올 시즌 허리 부상으로 고전했던 여자 테니스 세계 랭킹 32위 바르보라 크레이치코바(체코)가 윔블던 여자 단식에서 생애 첫 우승을 거머쥐었다. 크레이치코바는 14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열린 대회 여자 단식 결승에서 자스민 파올리니(이탈리아)를 2-1로 꺾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복식 위주로 활동했던 크레이치코바는 앞서 윔블던 복식에선 두 차례 정상에 올랐지만, 단식 우승은 이번이 처음이다. 메이저 대회 단식 우승은 2021년 프랑스오픈에 이어 통산 2번째다. 당시 단·복식 모두를 섭렵했으나 같은 해 윔블던에서는 16강에서 탈락했다. 사실 크레이치코바의 이번 우승은 이변에 가깝다. 허리 부상이 심각했던 탓에 올해 첫 메이저 대회인 호주 오픈을 8강으로 시작했고, 이후 윔블던 전까지 치른 모든 대회 단식에서 8강 이상의 성적을 내지 못했다. 경기를 마친 뒤 "아무도 내가 결승에 올랐다고 믿지 않았고, 아무도 내가 윔블던에서 우승했다는 사실을 믿지 않을 것 같다. 나 또한 아직도 믿을 수가 없다"며 감격스러워한 것도 이 때문이다. 2017년 세상을 떠난 스승 야나 노보트나(체코) 얘기도 빼놓지 않았다. 크레이치코바는 "노보트나 코치 문을 두드린 순간 내 인생이 바뀌었다"며 "주니어 생활이 끝나갈 때쯤 프로를 계속 할지, 공부를 할지 고민했을 때 코치님은 '네게 잠재력이 있으니 꼭 프로로 뛰어야 한다'고 말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코치님이 돌아가시기 전에 내게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면서 "2021년 파리(프랑스오픈)에서 그 꿈을 이룬 데 이어 코치님이 1998년 우승하신 윔블던에서 코치님과 같은 트로피를 차지하게 됐다. 믿을 수 없는 순간이다"고 말했다. 노보트나는 1998년 윔블던 여자 단식 우승자다. 한편 올해 윔블던 빅매치로 꼽히는 남자 단식 결승에서는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와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의 리턴 매치가 펼쳐진다. 조코비치와 알카라스는 지난해 윔블던 결승에서 한 차례 '세기의 대결'을 펼쳤는데, 당시 승자는 알카라스였다. 무서운 기세로 치고 올라오는 신예 알카라스가 또 한 번 조코비치를 꺾을지, 아니면 조코비치가 전통 강자로서 다시 한 번 기세를 드높일지에 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남자 단식 결승은 14일 오후 10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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