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규 원내대표 출마설에 TK도 "친윤, 한발 물러서야"

2024.04.26 17:00

다음 달 3일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친윤석열(친윤)계 핵심인 이철규 의원 출마에 대한 부정적 내부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이번 총선 참패의 주요 원인으로 대통령실과의 수직적 관계가 꼽히는 상황에서 이를 되풀이하는 모습이 적절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수도권은 물론 텃밭인 영남에서도 부정적 기류가 감지된다. 대구시장을 지낸 권영진 대구 달서병 당선자는 26일 한국일보 통화에서 "김기현 체제는 이준석 체제에 대한 반작용으로 당정 일체 리더십을 만들었는데 민심을 떠받드는 데 실패했다"며 "이번엔 당이 중심이 돼서 용산과 소통하고 때론 설득할 수 있는 리더십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때론 용산에 노(no)라고 할 수 있는 그런 원내대표가 돼야 한다"며 "이 의원이 거기에 합당한 분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언급했다. 윤석열 대통령 복심으로 불리는 이 의원이 당정 관계를 개선하기엔 부적절한 인사란 것이다. 수도권 낙선자인 김종혁 조직부총장도 SBS라디오에서 "(총선 참패는) 용산과 당의 수직적 관계를 벗어나지 못한 결과"라며 "친윤과 영남 쪽에 있는 분들께선 책임 소재가 어떻다 이런 걸 더 이상 왈가왈부하기보단 일단 한발 뒤로 물러나셔서 백의종군해 주시는 게 당의 이미지 개선과 개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초선 당선자도 "윤석열 정부 심판론으로 참패를 당했는데, 또다시 '찐윤' 인사가 원내대표가 된다면 국민들이 우릴 어떻게 보겠느냐"고 지적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친윤 색채가 너무 짙었다는 게 이 의원에 대한 부정적 여론의 결정적 이유다. 김기현 전 대표 체제에서 사무총장을 맡아 이번 총선 밑그림을 그린 이 의원은 지난해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지만, 이후에도 인재영입위원장과 공천관리위원 등을 맡아 총선을 주도했다. 이 과정에서 권성동·장제원 의원 등 다른 친윤계 핵심들과 달리 부침 없이 윤 대통령 신임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이 전날 비대위원장 선임 등을 논의하기 위해 이 의원과 회동한 것도 그의 비중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이 의원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퍼지면서 다른 후보군들의 도전 여부도 관심사다. 일단 부산에서 4선에 성공한 김도읍 의원이 비중 있게 거론되고 있다. 특히 김 의원은 계파 색이 엷은 데다 원내 경험이 많아 내부 신망이 두텁다는 게 강점으로 꼽힌다. 실제 다수 의원들이 김 의원에게 출마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통화에서 김 의원은 "주말 동안 깊게 고민을 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외 대구 4선의 김상훈 의원, 수도권 3선인 김성원·송석준 의원 등도 함께 언급된다.

이재명이 살린 '협치의 불씨'...첫 영수회담 29일 오후 2시 열린다

논의가 지지부진했던 영수회담이 마침내 성사됐다. 29일 오후 2시, 서울 용산 대통령실이다. 막혔던 물꼬를 튼 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였다. '의제 조율보다 일단은 만나는 게 중요하다'는 '무(無)의제' 회담 의사를 공개적으로 대통령실에 전한 것이다. 다만 민주당은 '민생'과 '총선 민심'을 가감 없이 회담 테이블에 올리겠다는 기존 입장에서 조금의 물러섬도 없다. '25만 원 민생회복지원금'과 '채 상병 특검법 협조' 등을 모두 털고 가야 한다는 것이다. 회담은 '그들만의 시간'이지만, 모두발언은 공개될 예정이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모두발언을 통해 내놓을 메시지에서 회담 전체의 방향성을 점칠 수 있을 전망이다.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과 천준호 민주당 당대표 비서실장은 26일 각각 브리핑을 열고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29일 오후 2시, 용산 대통령실에서 차담 회동'을 갖는다고 밝혔다. 회담 시간과 장소, 형식에 대한 양측 조율의 결론이었다. 홍 수석은 "날짜를 마냥 늦출 수 없어서 가장 빠른 날로, 오찬 여부도 중요치 않다는 두 분의 뜻을 감안해 차담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천 실장은 "차담이 여러 가지로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데 유리하겠다 판단했다"고 했다. 홍 수석과 천 실장은 이어 "차담 회동은 1시간으로 잡혔다"고 했다. 다만, 상황에 따라 30분가량 더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당초 정치권에선 대통령과 야당 대표의 독대 회담을 기대했지만, 양측에서 세 명씩 '3 대 3 회담'으로 결론 났다. 대통령실에서는 정진석 비서실장과 홍 수석, 이도운 홍보수석이, 민주당에서는 천 실장과 진성준 정책위의장, 박성준 수석대변인이 각각 배석한다. 다만 홍 수석은 "말씀을 나누시다 자연스럽게, 아마 시간이 필요하시면 그렇게 하실 것"이라며 여지를 남겨뒀다. 영수회담 논의는 이 대표가 이날 오전 "그것(의제) 정리하느라 시간을 보내기가 아쉽기 때문에, 신속하게 만날 일정을 잡겠다"는 발언과 함께 급물살을 탔다. 윤 대통령이 영수회담을 제안한 건 지난 19일, 이후 1주일간 두 차례 실무협의를 가졌지만, 의제 설정 이견으로 진척은 더뎠다. 민주당은 민생회복지원금 지급과 채 상병 특검법 수용 등 민감한 의제에 대한 수용 가능 여부를 파악하는 게 선결돼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대통령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날 오전 홍 수석과 세 번째 협의에 들어갔던 천 실장은 "이 대표가 결단했고 대통령실에서도 환영을 표했기 때문에 논의가 길어지지는 않았다"며 “10분가량 주요 대안에 대한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극적인 회담 성사에 윤 대통령과 이 대표 측은 '메시지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홍 수석은 "대통령께서 민생 현안과 국민적 관심 사항들에 대해 이 대표와 만남 속에서 모멘텀을 찾으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생 관련 국정과제 협조, 총리 인선 협조 등을 논의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이번엔 첫 만남이라는 데 의미를 두고, 이 대표의 입장을 듣는 데 치중한 뒤, 회담 정례화를 제안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민주당의 키워드는 민생 회복과 국정기조 전환이다. 이 대표는 "국민의 민심을 가감 없이 전달하겠다"며 "민생 현장의 참혹한 현실을 제대로 전달하고,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요청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천 실장도 "총선에서 나타난 국민의 뜻은 민생을 살리라는 것이고 국정 운영 기조를 변화하라는 것"이라며 "정부가 그동안 보여왔던 일방적인 국정 운영, 오만, 독선적 태도 변화가 상징이 될 것"이라고 했다. 역시나 민주당은 '25만 원 민생회복지원금'과 '채 상병 특검법 협조'를 비롯한 민생, 총선 민심 수용 관련 다양한 안건들을 내밀 계획이다. 윤 대통령이 그동안 행사한 거부권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면서 '김건희 여사 특검' 카드도 만지작거리고 있다. 천 실장은 김 여사 특검법과 관련해 "특정 의제를 제안하거나, 하면 안 된다고 이야기한 바 없다"고 전했다. 전날 이 대표와 회동을 했던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도 "무엇보다 윤 대통령은 채 해병, 김 여사 특검법 등 지난 총선에서 확인된 국민적 요구에 성실하게 답하시길 기대한다"며 힘을 보탰다. 대통령실과 민주당은 회담 종료 이후 각각 회담 결과를 브리핑할 계획이다. 홍 수석은 "끝나자마자 공동합의문은 문안 작성 시간이 있기 때문에 용산은 용산대로, 민주당은 민주당대로 발표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尹 대통령, 2대 공수처장에 판사 출신 오동운 지명

윤석열 대통령이 제2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에 판사 출신인 오동운(55·사법연수원 27기) 법무법인 금성 파트너변호사를 지명했다.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은 2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인선을 발표했다. 오 변호사는 서울 서부지법 판사, 서울고법 판사를 지냈으며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을 역임했다. 현재 공수처장 자리는 3개월째 공석 상태다. 김진욱 초대 공수처장은 지난 1월 임기가 종료됐다.

윤 대통령, 이재명 대표와 29일 오후 영수회담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영수회담을 갖는다. 대통령실은 이날 브리핑을 열고 "29일 오후2시 차담회동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브리핑에서 "이번 회담이 대통령과 야당 대표의 허심탄회한 대화로 여러 국정현안을 푸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시간에 제한 없다"며 "대화 나눈 것을 중심으로 (공동작성문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와의 독대 자리 여부와 관련해선 "그런 의견을 나누진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