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용으로 죽어가는 개들의 고통은 여전"… 초복 앞두고 청계광장에 모인 시민들

초복을 이틀 앞둔 13일,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는 시민단체와 시민 1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2024 초복 문화제'가 개최됐다. 30여 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개 식용 종식을 촉구하는 국민행동'이 '개의 식용 목적의 사육ㆍ도살 및 유통 등 종식에 관한 특별법'이 통과된 뒤 처음 맞는 초복을 맞아 주최한 행사다. 이들은 "지금 여기서부터 공존"이라는 구호를 외치고 여전히 뜬장에 갇혀 있는 개들을 떠올리며 종이 비행기를 날려 보냈다. 또 강아지 인형을 이용해 뜬장에서 구조되는 모습을 재연하는 퍼포먼스도 진행했다. 올해 1월 식용 목적으로 개를 사육·증식·도살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개 식용 종식 특별법'이 통과됐지만 유예기간인 2027년 2월까지 완전한 개 식용 종식을 위한 여정은 험난하다. 개 식용 산업 관계자들의 조기 전폐업을 유도하고 남은 개들의 희생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국민행동은 "특별법 통과 후 첫 복날에도 여전히 이어지는 죽음 앞에 애도를 전하고, 실질적인 개 식용 종식 이행을 촉구하기 위해 모였다"며 이번 문화제의 취지를 밝혔다. 행사에 참여한 시민들은 식용을 위한 개 도살을 중단하고 공존을 위해 함께 나아가자는 의지를 다졌다. 방송인 안혜경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일레트로닉 듀오 'Love X Stereo(러브엑스테레오)', 싱어송라이터 '예람', 극단 바람컴퍼니가 출연해 다양한 문화공연을 펼쳤다. 이들은 각각 개농장과 동물권을 주제로 한 노래를 통해 식용으로 희생당한 개들에게 애도를 전했다. 바람컴퍼니는 창작 낭독극 '이름 있는 개, 무량'에 개들의 참혹한 현실과 희망의 메시지를 담았다. 각 공연 사이 진행된 대담에서는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 김도희 동물해방물결 해방정치연구소 소장, 김세현 비글구조네트워크 대표가 참석해 개 식용 종식 특별법과 종식 이행을 위한 과제 등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김 소장은 개 식용 종식 이행을 위한 실질적 내용이 담길 시행령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개는 물건이 아니다'라는 내용의 민법 개정안이 통과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특별법 통과 후 개 농장 상황에 대한 질문에 김 대표는 "도살은 더 은밀하게 이뤄지고 제보는 더 늘면서 활동가들은 여전히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정부가 개들을 살리기 위해 시급히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답했다. 조 대표는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산업 종사자들이 최대한 빠르게 개 식용 종식에 동참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라며 "소모적인 갈등은 접어두고, 개 농장 내 신규 번식 금지 등 개들의 희생을 최소화하며 조속한 종식을 위해 시민사회와 정부 모두 전략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개 식용 종식 추진단'을 발족하고, 시·도별 '개 식용 종식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는 등 개 식용 종식 이행을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반면 대한육견협회는 지난 3월 특별법 위헌 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이달 9일에는 정부 관계자를 감사 청구하는 등 개 식용 종식 정책에 반발하고 있다. 국민행동은 신속한 개 식용 종식을 위해 정부에 개 식용 종식 위원회 구성과 개 식용 관련 불법 행위 적극 단속 및 처벌을 촉구했다. 또 육견협회에는 "위헌 소송을 취하하고 전폐업 절차 논의에 참여해 개 식용 종식에 적극 협력하라"고 주문했다.

가족

[가족] 이제 번식견 아닌 반려견으로 살고 싶은 비숑 '링귀니'

14일 기준 농림축산검역본부의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APMS)에 올라온 반려동물 생산업 수는 2,030개에 달합니다. 생산업으로 등록하지 않은 불법 번식업자의 수를 더하면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모든 생산업자가 동물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서 사육한다고 단정하긴 어렵지만 강아지 '생산'을 위해 개들을 열악한 환경에서 사육하는 실태가 수없이 밝혀진 바 있습니다. 더 작고 더 인형 같은 외모의 반려견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니즈(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서인데요. 올해 3월 경북 성주군에서 합법적으로 비숑프리제를 번식하던 번식장 주인은 현재의 생산업 시스템으로는 개들의 복지를 고려하면서 사육하기 어렵다고 토로하며 동물단체에 도움을 요청해왔습니다. 주인은 "번식장 규모가 커질수록 아픈 개들이 늘어났고, 이들을 치료하며 빚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고 밝혔는데요. 또 팔리지 않는 개들을 보신탕용이나 더 열악한 번식장에 팔아넘기는 일은 차마 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번식업자의 호소를 외면할 수 없었던 동물보호단체 연합인 '루시의 친구들'은 올해 3월 20일 291마리의 개들을 나눠 구조했는데요. 이 중 '링귀니'(5세·암컷)는 동물권행동 카라에 의해 구조된 뒤 경기 파주시의 보호소인 더봄센터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링귀니는 다행히 건강 상태에 이상이 없었습니다. 또 5년간 번식장에서만 살다 처음 가져본 장난감 놀이에 푹 빠졌다고 해요. 공놀이뿐 아니라 터그 놀이 등 모든 장난감을 갖고 노는 걸 즐긴다고 합니다. 활발한 성격으로 다른 개 친구들과도 잘 지내는 것은 물론 배변도 잘 가린다고 해요. 박아름 카라 활동가는 "링귀니는 특히 넓은 공간으로 나가 뛰어노는 걸 좋아하는데 그동안 번식장에서 답답하게 생활했을 것을 생각하니 안타깝다"며 "링귀니에게 앞으로 행복한 추억을 가득 채워줄 가족의 연락을 기다린다"고 말합니다. ▶'맞춤영양' 반려동물 사료 브랜드 로얄캐닌이 유기동물의 가족 찾기를 응원합니다. '가족이 되어주세요' 코너를 통해 소개된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가족에게는 반려동물의 나이, 덩치, 생활습관에 딱 맞는 '일반식 영양 맞춤사료' 1년 치(12포)를 지원합니다. ▶입양 문의: 동물권행동 카라 위 사이트가 클릭이 안 되면 아래 URL을 주소창에 넣으시면 됩니다. https://www.instagram.com/p/C78gFetJvNe/?img_index=10

"푸바오가 오르내릴 수 있는 큰 나무를 주세요" 중국대사관 인근 시위

11일 오전 서울 중구 주한 중국대사관 인근에는 나무 디자인의 인형 옷을 입은 시민 2명이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있었다. 음악에는 '지금 큰 나무를 주지 않으면 우린 춤을 출 거예요', '큰 나무 없는 푸바오, 푸잉푸잉' 등의 가사가 담겨 있었다.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 푸바오갤러리 이용자들이 올해 4월 중국으로 반환된 자이언트 판다 '푸바오'의 거취 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퍼포먼스였다. 이들은 푸바오가 지내고 있는 중국 서부 쓰촨성 청두시 선수핑기지 측에 요구하는 사항을 중국어로 적은 팻말을 목에 걸고 집회를 이어갔다. '안전가드를 부탁합니다', '큰 나무를 주세요'라는 내용이었다. 집회에 앞서서는 성명문을 내고 "푸바오가 공개 방사장으로 이동한 후 안전을 위협하는 환경을 지켜보며 인내심을 갖고 기다렸다"며 "하지만 환경이 여전히 위태로운 상황이라 개선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①푸바오는 나무에 오르는 것을 즐겨 하나 오르내릴 수 있는 나무가 준비돼 있지 않아 스트레스를 표현하는 행동이 자주 목격되는 점 ②휴식을 취해야 하는 장소가 뜨거운 햇볕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고 인공 재질로 만들어져 휴식에 적절하지 않고 벌어진 간격으로 인해 자주 넘어지거나 발이 빠지는 사고가 발생하는 점 ③관람객의 소지품이 방사장 안으로 떨어지는 등 방사장과 관람객과의 경계 차단이 미흡한 점 등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푸바오는 존중받아야 할 생명"이라며 "판다가 누릴 수 있는 안전과 평화를 제공해 달라"고 선수핑기지 측에 촉구했다. 이들은 앞서 지난달에는 자발적 모금을 통해 푸바오의 '접객·학대 의혹'에 대한 중국 당국의 해명을 요구하는 트럭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알고 싶어, 너와 너의 멍냥이

5층 간판 갇혔던 '동물농장 고양이' 근황.. "조금 더 지켜봐 주세요"

“어머, 귀여워.” 다소 나른할 듯한 봄날의 오후 3시경. 경기 파주시에 위치한 동물자유연대 고양이 보호소 ‘온캣’ 사무실에 활기가 돌았습니다. 활동가들이 CCTV 화면에 잡힌 두 마리 고양이가 나란히 캣타워 위에 몸을 기대며 웅크린 모습을 본 겁니다. 이렇게 심쿵한 장면을 직접 눈으로 보기는 여간해서는 어렵다고 합니다. 묘사 안에 사람이 들어가면 이 고양이들은 모두 숨숨집 안으로 도망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으니까요. 그래서 ‘뒷조사 전담팀’이 이 친구를 만나보고 싶다고 했을 때, 다소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오늘의 주인공 ‘재용이’가 촬영에 잘 협조해 줄지 장담하기 어렵다는 뜻이었습니다. 불안한 예감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낯선 인기척을 느끼자마자 재용이는 몸을 잔뜩 웅크리며 귀를 아래로 접었습니다. 두려움의 뜻이었습니다. 잠시만 인사를 하려고 해도 슬금슬금 뒷걸음질 치는 재용이는, 소위 '극대노'의 표현인 하악질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결국 한발 물러설 수밖에 없었습니다. 카메라를 현장에 놓아둔 뒤, 묘사를 비워둔 뒤 CCTV를 통해 현장을 보며 재용이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로 했습니다. 도대체 재용이가 온캣에 들어오기 전,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도대체 어떻게 그곳에서 갇히게 된 걸까?’ 보는 사람 모두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경기 이천시 소재 건물 5층 간판 속에 고양이가 몸을 웅크리고 있었습니다. 그게 바로 재용이였습니다. 수개월 동안 간판에 갇혀 있었습니다. 자칫 잘못하면 먹이를 구하지 못해 굶어 죽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나마 재용이를 처음 발견했던 시민이 옥상에서 낚시줄을 이용해 사료와 물을 꾸준히 제공해 준 덕에 목숨을 부지할 수는 있었습니다. 높은 곳에 고립된 고양이를 수차례 구조한 경험이 있는 송지성 동물자유연대 위기동물대응팀장은 “매우 긍정적인 최초 발견자의 대응”이라고 말했습니다. 먹이를 주면서 안정감을 주는 동시에 구조가 이뤄지기까지 충분한 시간을 벌 수 있는 임시 조치란 뜻입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임시 조치’입니다. 구조에 필요한 시간은 그리 길게 가져갈 수 없는 게 재용이처럼 높은 곳에서 고립된 친구들의 사례라고 합니다. 그렇기에 재용이처럼 높은 곳에 고립된 친구들을 구하고 싶다면, 우선 먹이 공급을 할 방법을 찾는 게 급선무라고 합니다. 갑자기 구조하려고 하면 어떤 사고가 발생할지 모를 만큼 위태로운 상황이 대부분이니까요. 송 팀장은 “일단 먹이와 물을 공급하면서 생존을 도모하고, 구조 전문가에게 시간을 벌어주는 게 필수”라고 강조했습니다. 다행히 재용이 같은 경우는 수개월간 목격자가 위에서 내려주는 음식을 익숙하게 받아먹은 덕분에 포획틀 설치도 쉬웠다고 합니다. 위에서 무언가가 내려오더라도 크게 긴장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포획틀에 마련된 먹이를 먹으려 들어가는 시간도 채 몇 시간이 되지 않았다고 하네요. 그렇게 구조된 재용이는 건강검진을 받고 보호소로 향했습니다. 보호소에 들어온 재용이는 여전히 사람을 두려워했습니다. 사람을 향해 공격성을 보이지는 않았지만, 두려워서 얼어붙기 일쑤였습니다. 인기척이 조금만 느껴지면 구석으로 숨어버렸고, 좀처럼 나오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이건 어느 정도 순치가 진행된 거라고 합니다. 이현경 동물자유연대 온캣 동물관리팀장은 “예전에는 재용이 발톱조차 깎아주기 어려울 정도”라고 혀를 내둘렀습니다. 지금은 몸을 붙들고 나면 발톱을 깎아줄 수는 있을 정도라고 하네요. 이 팀장은 “재용이가 싫어하지만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일을 활동가들이 악역을 맡아가며 하고 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재용이에게 ‘사람의 사랑’을 전하는 역할은 가끔 보호소를 찾는 자원봉사자들이 맡고, 재용이가 싫어하는 건 활동가의 몫이 되는 것이죠. 구조 이후 근황이 알려지기까지 걸린 4개월, 활동가들은 재용이가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도록 최대한 ‘귀찮게 하지 않기’를 택했습니다. 생활 공간을 정돈해 주고, 발톱을 깎아주는 기본적인 관리를 제외하고는 웬만해서는 재용이에게 자극을 주지 않는 것이죠. 그 결과 재용이는 완전히 마음을 열지는 않았지만, 함께 사는 고양이들과는 유대감을 형성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보호소 룸메이트 ‘단풍이’와 서로 의지하며 지내고 있지요. 가끔 보호소에서는 복도를 일부 개방해 고양이들에게 활동량을 높이는 시간을 주는데 이때도 단풍이가 먼저 정찰(?)을 하고 안전하다는 걸 확인한 재용이가 따라나와 즐겁게 놀이를 한다고 합니다. 물론, 인기척이 조금이라도 느껴지면 ‘후다닥’ 묘사로 돌아가버리지만요. 물론 최선은 가족을 만나는 것입니다. 지금은 재용이를 도와줄 결연 가족을 찾고 있지만, 언젠가 재용이도 가정집에서 행복하게 살 날이 오기를 바라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그래서 오늘의 근황을 보고 재용이에게 관심을 갖는 분이 있다면, 어떤 마음가짐으로 재용이를 바라봐야 할까요?

동물 기획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