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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구속영장 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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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모를 이재명 대치...정치 복원이 '추석 민심'

지난해 대선 이후 여야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중심축 삼아 극한 대치를 벌여왔다. 지난 21일 이 대표 국회 체포동의안 가결과 26일 법원의 영장실질심사는 대치 국면의 절정이었다. 그러는 동안 정치의 과제인 민생 해결과 비전 제시는 유예됐고, 국민들은 여야 간 적대적 공생의 민낯을 확인했다. 이번 영장 기각을 계기로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더 이상 정치화하지 말고 사법부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여야 원로들도 "여야가 국민만을 바라보며 민생 경쟁을 벌이는 게 국민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추석 선물"이라고 입을 모았다. 27일 법원의 기각 결정을 둘러싸고 정치권은 한껏 날 선 반응을 보였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사법부가 정치 편향적 일부 판사들에 의해 오염됐다"고 주장했고,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무리한 정치수사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공식 사과와 실무 책임자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파면"을 요구했다. 이 대표가 영장 기각 직후 "이제는 상대를 죽여 없애는 전쟁이 아니라 국민과 국가를 위해 누가 더 많은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지 경쟁하는 정치로 되돌아가길 바란다"고 밝힌 것이 무색할 정도다. 여야 간 강대강 대치는 '상대를 죽여야 내가 살 수 있다'는 불안을 배경으로 삼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1년 4개월이 지나도록 제1야당 대표를 만나지 않는 것도 같은 배경이다.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내년 총선에서 현재 '여소야대' 지형을 극복하지 못하면 반쪽짜리 정권교체에 머물 것이라는 불안이 크다. 민주당은 총선에서 다수당 자리를 지키지 못하면, 이 대표처럼 야당 의원들을 상대로 한 검찰의 전방위 수사에 무방비로 노출될 것이라는 공포가 있다. 이러한 인식 하에선 여야는 내년 총선까지 지금과 같은 '사생결단' 식 정치에 함몰될 수밖에 없다. 실종된 정치를 복원하지 않고서는 내년 총선에서 누가 다수당을 차지한들 이 같은 악순환은 반복될 공산이 크다. 연말까지 '상저하저' 형 경제 한파가 전망되고 있고 경제 체질 개선의 골든타임이 지나간다는 경고음이 울리는 상황에서 여야의 제 살 깎아먹기 경쟁에 대한 우려는 정치권을 넘어 일반 국민들에게 확산되고 있다. 이날 YTN과 엠브레인퍼블릭이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무당층(36.0%)이 민주당 지지층(34.5%)과 국민의힘 지지층(27.0%)보다 많은 사실은 이를 방증한다. 정치 원로들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강성 지지층만 의식한 사법리스크 공방보다는 정책 경쟁으로 전체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부총리를 지낸 황우여 국민의힘 상임고문은 "여야가 (영장 기각을 계기로) 이제 정기국회를 잘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경기가 워낙 어렵기 때문에 민생과 경제를 살리고 내년에 닥칠 여러 현안을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며 "여야가 합심해 정기국회를 성공리에 마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민주당 상임고문인 임채정 전 국회의장은 이번 영장 기각에 대해 "그동안 정치권을 지배했던 가장 큰 이슈가 잠정적으로나마 매듭지어진 것"이라며 "일단 여야가 화해와 타협에 나서면서 정치다운 정치의 면모를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책을 두고 싸울 때는 싸우더라도 최소한 상대방에 대한 상호 인정을 하는 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윤석열 대통령이 정치복원의 키를 쥐고 있다는 견해가 많았다.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윤 대통령이 이 대표와 만남에 소극적이면 김기현 대표라도 나서서 대통령을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극한 대치 장기화로 민생이 표류할 경우, 내년 총선에서 국정운영의 무한책임을 져야 하는 대통령과 여당이 더 불리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홍보수석을 지낸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는 "총선 결과는 언제나 민심에 의해 좌우됐다"며 "국민은 그냥 상식을 원할 뿐이다. 여야 모두 국민의 마음을 사는 일을 하길 바란다"고 제언했다.

위증교사 인정되나 증거인멸 우려 없다?... 892자 장문의 기각사유 보니

'기사회생'일까? 이재명 대표 구속영장 기각[영상]

#잇단 일가족 사망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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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수도료 일년 넘게 밀린 '송파 일가족'... 복지 거름망서 왜 빠졌나

각기 다른 3곳에서 5명이 숨진 서울 '송파 일가족'이 극단적 선택을 한 이유는 '채무 문제'로 추정된다. 집 앞에 수북이 쌓인 체납 안내장과 기초생활수급 문의 기록은 사망 전 곤궁했던 이들의 삶을 대변한다. 가스·수도요금은 1년 넘게 밀려 있었다. 하지만 정부가 관리하는 '위기가구'에 다섯 식구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들이 정부 지원을 받아야 할 취약계층에 해당하는지는 좀 더 따져봐야 한다. 다만 경제적 사유로 잊을 만하면 되풀이되는 가족의 집단 죽음을 막을 제어 장치는 필요하다. 두 달 후면 지난해 '수원 세모녀 사건'을 계기로 개편된 사회복지관리망이 시행된다. 25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23일 투신 사망한 40대 여성 A씨의 시어머니와 시누이는 극단 선택 수일 전 송파동 주민센터를 찾아 기초생활보장급여 수급 상담을 받았다. 원래 거주하던 전세보증금을 A씨에게 주고, 아들 부부가 살던 빌라로 거처를 옮긴 직후였다. 두 사람은 "가족 간 돈 문제가 있어 생활이 힘들다. 외제차가 있고 구성원들이 취업 의사가 있는데 기초생활수급자가 될 수 있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주민센터 측은 "재산 기준을 초과해 힘들 수 있으나 일단 신청을 해보라"고 통보했지만, 실제 신청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일가족이 생계 곤란을 겪은 정황은 각종 연체 이력에서도 드러난다. 가족이 살았던 빌라 현관엔 지난해 7월 26일부터 지난달 28일까지 도시가스 요금 187만3,000여 원을 체납했다는 안내장이 놓여 있었다. 수도료도 지난해 4월부터 94만4,000여 원을 납부하지 않았다. 또 A씨의 남편 앞으로 97만5,000여 원의 카드 채무금 추심 방문록이 남겨져 있었다. 공과금을 장기간 내지 못할 정도로 사정이 어려웠으나 이 가족은 지자체의 위기가구 감지망에 포착되지 않았다. 보건복지부 행복e음이 수집하는 정보에 '수도·가스요금 체납' 이력은 오는 11월부터 포함될 예정이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수원 세모녀 사건 재발방지를 위해 징후 변수를 단수, 단가스 등 39종에서 44종으로 확대하기로 한 정부 대책이 수개월 차로 힘을 발휘하지 못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송파구청 관계자는 "행복e음으로 걸러진 대상을 복지부가 지자체에 알리는 구조인데, 숨진 가족이 구청 시스템에 위기가구로 잡힌 적은 없다"고 말했다. 물론 이들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취약계층이 맞는지 현재로선 단정하기 어렵다. A씨는 사망 직전까지 고가 수입 차량을 몰았고, 주민들도 세 식구를 "주말이면 차에 스노보드를 싣고 놀러 가는 화목한 집안"으로 기억했다. 경찰은 "A씨가 사업 핑계로 투자를 받고 다녔다"는 주변인 진술 등을 토대로 그와 관련한 2억 원대 사기 고소건이 일가족이 삶을 포기한 결정적 사유가 됐는지 살펴보고 있다. 사건을 수사하는 서울 송파경찰서는 사망 경위 규명에도 집중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 A씨 시어머니의 사인이 '목 부위 외력이 가해진 경부압박질식사'라는 1차 구두 소견이 나왔다"고 밝혔다. 그와 함께 경기 김포 호텔에 투숙했다가 숨진 채 발견된 딸에 이어 두 번째 타살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다만 A씨 모녀가 3개월간 도피생활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직접적 사망 원인과 관련된 행적을 우선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 "'송파구 일가족 사건', 제3자 타살 정황 없어... 생활고 겪은 듯"

무고한 아이들 목숨까지 왜... "자식을 소유물로 보는 한국적 현상"

#무너진 교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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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장 부검" 강남 초교 학부모 단톡방..."선 넘었다 지적하자 강퇴"

서울 강남 A초등학교 학부모 B씨는 이달 초 학부모들의 익명 단체카톡방에서 강제로 쫓겨났다. 이 단톡방은 2년 전 개설돼 A초교 학부모 35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단톡방에서 일부 학부모들은 "오늘 아침도 모닝 민원으로 시작했다" "교장이 몸이 안 좋다는데 부검하자" 등 심각한 수준의 교권 침해를 한 정황이 포착돼 논란이 일고 있다. 학부모이자 현직 초등 교사인 B씨는 이달 초 이 단톡방에서 "익명에 기대서 선을 넘고 있다. 학교에 실명으로 민원을 제기해라"고 말했다가 운영자로부터 강제퇴장(강퇴)됐다. 지난해 7월부터 1년 넘게 이 단톡방에 참여한 B씨는 27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단톡방 학부모들은 교사들에 대한 협박을 일삼았고, 온라인상 폭력에만 그친 게 아니라 집단 민원을 넣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지난 6월 학교의 '통일교육주간'에 학생들에게 '한반도기 배지'를 나눠준 한 교사가 단톡방 학부모들의 집중 타깃이 됐다. A초교의 한 교사는 통일교육 활동의 일환으로 한반도기가 그려진 작은 배지를 아이들에게 선물로 줬는데, 일부 학부모들이 단톡방에서 이를 문제삼았다. 한반도기는 통일 한국을 상징하는 깃발로 노태우 정부 시절인 1989년 제정됐고, 남북단일 스포츠팀이 국제대회에서 공식깃발로 사용하고 있다. B씨는 "일부 학부모들이 교사가 마치 국가보안법이라도 위반한 양 교사 자질을 운운하고, 보수 언론에 제보하겠다는 둥 교사를 협박했다"고 전했다. 당시 B씨가 캡처한 단톡방 대화 내용을 보면 한 학부모는 해당 교사의 학년과 반을 언급하며 "o학년 o반 담임선생님, 앞으로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력을 행사하실지 지켜보겠다"고 말했고, 다른 학부모는 "진짜 기분 더럽다. 철저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짜로 받은 것을 학생들한테 나눠주는 게 공무원법상 괜찮냐" "이거 oo일보에 제보해야 한다"고 남긴 학부모들도 있었다. 결국 해당 교사는 다음 날 해당 배지를 다시 수거했다. "학교 측에서도 '해당 교사에게 주의를 주겠다'는 입장문을 배포했다"고 B씨는 전했다. 그는 "한반도기 배지는 교육청에서 나눠준 적도 있을 만큼 정부에서 공식 인정한 것"이라며 "일부 학부모들의 사상과 맞지 않는다고 아쉬움을 토로할 수는 있지만, 단톡방에서 교사를 괴롭히는 수준까지 가는 건 옳지 않다"고 말했다. B씨는 해당 교사가 실제 학부모들의 민원으로 시달렸을 것 같다며 우려했다. 그는 "교사 커뮤니티에서는 학부모의 단톡방을 '교사 n번방'이라고 부른다"고도 했다. B씨가 학부모 단톡방에서 강퇴당한 이유도 단톡방 대화를 주도하는 학부모들과 입장이 달랐기 때문이다. 이 단톡방에서는 지난 7월 숨진 서이초 교사의 49재에 맞춰 전국 교사들이 대규모 집회를 한 9월 4일 '공교육 멈춤의 날'에 대해서도 일부 학부모가 불만을 표했다. A초교는 서이초 인근에 있다. B씨는 이에 "서이초 교사도 학부모 악성민원 때문에 사망했다. 이 공간은 익명에 기대 선을 넘고 있다. 할 말이 있으면 실명으로 학교에 직접 민원을 넣으라"라고 말했다가 쫓겨났다. 전날 교육 전문 매체인 교육언론창 보도에 따르면, 학부모들은 이 단톡방에서 교사들을 상대로 "교장 선생님 몸이 많이 안 좋아지셨나 봐요. 부검해 봐야 할 듯" "미친 여자" 등 무차별적인 조롱과 욕설, 비난 등을 쏟아냈다. 사회적 지위와 권력을 이용해 교사를 압박해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 일부 학부모들은 "아빠들 나서기 전에 해결하세요. 점잖은 아빠들 나서면 끝장 보는 사람들이에요. 괜히 사회에서 난다 긴다 소리 듣는 거 아니에요"라며 사회적인 권력을 내세우기도 했다. 한 학부모는 "저는 이 익명(단톡) 방이 영원했으면 좋겠어요. 솔직히 힘을 가진 느낌 있잖아요. 우리들 톡을 통해 많은 샘들 신상에 변화 생긴 거 다 봤잖아요. 저만 쓰레기인가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단톡방의 대화가 실제 민원으로 이어져 결국 교사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2021년 9월 과밀학급 해소를 위한 임시 조립식(모듈러) 교실 건립에 반대하는 부모들이 처음 만든 이 단톡방은 이후 교사들을 조리돌림하는 공간으로 변질됐다고 한다. 초등교사노조는 "해당 학교 교사들은 비정기 전보, 의원면직(사직) 등 학교 탈출 희망, 불안 호소, 교육활동 어려움 토로가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노조는 "지난 2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교원지위법 상 협박, 인신공격, 교육활동 존중의무 위반 등 심각한 교권침해"라며 ""서울시교육청은 관련 자료를 수집해 고발 조치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남 초교 학부모 '교권침해' 단톡방 논란... 노조 "교육청이 고발해야"

교육청, '대전 사망 교사' 가해 학부모 수사 의뢰·교장 징계

#항저우 아시안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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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여자 역도 리성금, 49㎏급 '세계 신기록' 금메달

북한 역도가 4년 만의 국제대회 복귀전을 '세계 신기록'으로 장식했다. 북한의 리성금은 30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샤오산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역도 여자 49㎏ 이하급 A그룹 경기에서 인상 92㎏, 용상 124㎏, 합계 216㎏을 들어 합계 213㎏(인상 94㎏·용상 119㎏)을 든 장후이화(중국)를 꺾고 우승했다. 인상에서는 장후이화가 앞섰지만, 용상에서 리성금이 역전하며 금메달을 따냈다. 리성금은 용상과 합계에서 세계 신기록도 세웠다. 종전 세계 기록은 장후이화의 용상 120㎏, 합계 215㎏이었다. 장후이화는 2019년 파타야, 2022년 보고타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한 이 체급 강자다. 하지만,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48㎏ 이하급에서 우승한 리성금이 이번 항저우에서 장후이화를 꺾고 아시안게임 2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국제역도연맹이 2018년 체급 체계를 재편하면서, 48㎏이하급이 없어져 리성금의 이번 우승이 '체급 아시안게임 2연패'로 기록되지는 않는다. 북한은 코로나19 확산 전, 최강 중국을 위협하는 역도 강국이었다. 하지만, 2019년 파타야 세계선수권 이후 국제대회에서 모습을 갖춰 현재 북한 역도의 기량에 관해 물음표가 붙었다. 북한은 코로나19 자국 내 확산 방지를 이유로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 불참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징계를 받았다. 징계는 2022년 12월 31일에 자동 종료됐다. 북한 역도는 최근 끝난 2023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세계선수권에 불참했다. 북한 역도가 올림픽 랭킹 포인트가 걸린 국제대회에 연거푸 불참해 2024년 파리 올림픽에도 나설 수 없다. 세계 역도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통해 현재 북한 역도의 기량을 확인하고자 했다. 이번 대회 역도 첫 경기에서 리성금이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하면서, 북한 역도는 건재를 과시했다. 리성금은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북한에 4번째 금메달을 선물했다.

'우즈벡 유도' 크라쉬 권재덕, 한국 사상 첫 동메달

안세영 앞세운 여자 배드민턴 단체전, 태국 잡고 29년만 금메달 도전... 결승 상대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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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연거푸 재 뿌린 중국 스포츠 축제... 이번에는 북한이 어깃장?[문지방]

47억 아시아인의 스포츠 축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23일 개회식을 열고 메달 레이스가 한창입니다. 당초 지난해 열려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1년 미뤄진 행사입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는 45개국에서 1만2,500여 명의 선수단이 참가해 40개 종목에서 열띤 선의의 경쟁을 펼칩니다. 우리나라도 선수와 임원 등 1,140명의 선수단을 파견했습니다. 금메달 50개 이상으로 종합 순위 3위를 목표로 합니다. 북한도 5년 만에 국제 스포츠 종합대회에 복귀했습니다. 18개 종목에 선수단 185명을 파견했죠. 종합 스포츠대회는 화합과 친선을 도모하는 데에 목적이 있습니다. 올림픽을 주관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각 국가의 메달 순위를 별도로 정하지 않습니다. 각국이 획득한 메달의 종류와 수를 국가명 가나다 순(한국어 설정) 또는 ABC 순(영어 설정)으로 밝히고만 있습니다. 스포츠는 각국의 우열을 가리는 도구가 될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실제 유엔은 1994년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부터 매번 동·하계 올림픽을 앞두고 '올림픽 휴전 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그리스에서 열렸던 고대 올림픽이 지역 분쟁을 끝내자는 의미를 담고 있었던 것을 이어가는 셈입니다. 아시안게임에는 유엔 차원의 이러한 결의는 없지만 아시안게임이 '지역 올림픽'인 만큼 충분히 그 뜻을 이어갈 수 있을 듯합니다. 하지만 이번 아시안게임이 평화의 제전으로 남을 수 있을지는 확신하기 어렵습니다. 중국이 개혁·개방을 선언하고 열었던 올림픽·아시안게임 중 대부분이 전쟁과 도발로 얼룩졌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1990년 베이징 하계아시안게임으로 국제 스포츠대회 개최지로 떠올랐지만 시점이 애매했습니다.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하면서 걸프전이 발발했던 시기에 대회가 개막했던 것이죠. 이후 1996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2007 장춘 동계아시안게임, 2008년 베이징 하계올림픽과 2010년 광저우 하계아시안게임,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이어 이번 2022 항저우 하계아시안게임을 엽니다. 이 대회들도 그리 평화롭지는 않았습니다. 베이징 하계올림픽 개막식이 열렸던 2008년 8월 8일 오후 8시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중국인이 좋아한다는 숫자 '8'이 4번이나 겹친 이 대회를 통해 중국은 세계 강국으로 도약했다는 뜻을 보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평화의 제전이자 중국의 자랑이었던 베이징 하계올림픽은 러시아의 훼방에 부딪혔습니다. 당시 '심복' 드미트리 메드베데프를 러시아 대통령으로 앉히고 총리로 물러앉은 블라디미르 푸틴이 개막식장을 찾았죠. 푸틴은 개막식이 끝나갈 무렵 자리에서 갑자기 일어났습니다. 그리고는 통역을 데리고 역시 개막식에 참석한 조지 W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에게 다가갔습니다. 푸틴의 발언을 들은 부시 대통령은 놀란 표정을 지었습니다. 푸틴이 "러시아가 조지아에 대해 군사행동을 시작했다"고 밝힌 것이죠. 당시 서방권은 지구촌 축제인 올림픽 기간에는 러시아와 조지아 모두 전면 충돌을 피하려 할 것이라고 봤는데 러시아가 허를 찌른 것입니다. 2022년 2월 4일부터 20일까지 열렸던 베이징 동계올림픽도 군사행동의 불안감에 사로잡힌 채 열렸습니다.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바로 불안감의 이유였습니다. 러시아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열리기 4개월여 전인 2021년 10월부터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에 병력 약 13만 명을 배치했습니다. 올림픽 한 달 전인 2022년 1월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긴장이 최고조로 치솟았죠. 올림픽 개막을 이틀 앞둔 2일, 푸틴 대통령은 처음으로 '전쟁'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립니다.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의 탈환을 시도한다면"이라는 전제를 달았지만 러시아가 올림픽에 재를 뿌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습니다. 급기야 미국은 베이징 동계올림픽 기간인 2월 16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문제의 16일, 허베이성 장자커우 겐팅 스노파크에서 열린 프리스타일 스키 남자 에어리얼 결승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선수는 우크라이나의 올렉산드로 아브라멘코였고, 동메달을 딴 선수는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소속 일리야 부로프였습니다. 이 두 선수는 뜨거운 포옹을 나누며 서로를 축하하고 평화의 메시지를 던졌지만 전쟁은 폐회 나흘 뒤인 2022년 2월 24일 푸틴의 '특별 군사작전 개시' 명령으로 본격화합니다. 올림픽 기간 전체를 전쟁 우려로 뒤덮고는 폐회를 기다렸다는 듯 침공을 시작한 것이죠. 러시아가 자국에서 열렸던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폐회 열흘도 안 돼 크림반도를 침공했던 역사를 되풀이한 셈입니다. 그럼 올해는 어떨까요. 북한이 중국의 스포츠 행사에 어깃장을 놓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북한이 항저우 아시안게임 기간에 두 차례 연거푸 실패한 '군사정찰위성'을 쏘아 올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지난 5월 31일과 8월 24일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했지만 모두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자존심이 상한 북한은 바로 3차 발사 카드를 꺼냈습니다. 북한 국가우주개발국은 지난달 24일 발사 실패 직후 "오는 10월 3차 발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선포했습니다. 시점이 관건입니다. 북한이 자국 내 정치일정에 맞춰서 도발을 감행한 선례 때문이죠. 8월 24일 2차 발사는 바로 다음날인 선군절을 염두에 뒀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5월 31일 1차 발사는 7월 27일 이른바 '전승절'을 앞두고 열병식에 가지고 나갈 '메인 이벤트'였습니다. 다음 달 10일은 북한이 크게 기념하는 '노동당 창건일'입니다. 당 창건일을 앞두고 뭔가 보여줘야 하는 상황인 셈입니다.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9월 23일 개회해 10월 8일 폐회식을 엽니다. 당 창건일 전과 아시안게임 폐회 후라는 두 가지 조건을 감안한다면 북한에 주어진 시간은 9일 하루뿐입니다. 통상 위성 발사를 위해서는 국제해사기구 등에 미리 일정 기간 위성 발사를 할 수 있다고 통보해야 합니다. 그 기간 중 기상 상황도 도와줘야 합니다. 9일이 위성 발사의 최적기가 아닐 수도 있는 것이죠. 그렇다면 선택지는 좁혀집니다. 9일이 아니라면 아시안게임 중에 발사하는 겁니다. 당 창건일 이후로 발사를 미루면 북한의 자존심에 금이 갑니다. 북한이 중국의 스포츠 행사를 피로 얼룩지게 했던 과거도 다시 떠오릅니다. 북한은 2010년 11월 23일 인천 옹진군 연평면 대연평도에 240mm 방사포, 122mm 다연장로켓포, 130mm 해안포, 76mm 평사포 등 200여 발을 쏴 연평도를 공격했습니다. 우리 민간인 2명이 숨지고 3명이 부상했습니다. 또 연평도를 지키는 해병대 장병 2명이 전사했고 16명이 다쳤습니다.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이후 최초로 발생한 민간 거주구역에 대한 공격이었습니다. 이 기간 중국은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열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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