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대란' 명동 정류장 분산했더니… 운행 시간 줄고 밀집도 개선

입력
2024.03.24 15:46
수정
2024.03.24 15:55
10면

광역버스 운행시간 최대 13분 단축
퇴근시간 정류장 밀집도 56% 감소
이달 내 '줄서기 방식'도 조정 예정

1월 4일 서울 명동에서 시민들이 퇴근을 하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서울시가 지난해 12월 말 시민 안전을 고려해 명동입구 정류장에 노선 표시 시설물(줄서기 표지판)을 설치하면서 30여 개에 달하는 광역버스가 정해진 위치에 정차해 승객을 태우려고 길게 늘어서며 교통 체증이 더 심해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연합뉴스

1월 4일 서울 명동에서 시민들이 퇴근을 하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서울시가 지난해 12월 말 시민 안전을 고려해 명동입구 정류장에 노선 표시 시설물(줄서기 표지판)을 설치하면서 30여 개에 달하는 광역버스가 정해진 위치에 정차해 승객을 태우려고 길게 늘어서며 교통 체증이 더 심해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연합뉴스

서울시는 명동입구 광역버스 정류장 분산 정책을 실시한 뒤 광역버스 운행시간이 최대 13분 줄고, 퇴근시간대 정류장 밀집도가 50% 이상 감소했다고 24일 밝혔다.

시는 지난해 12월 28일 명동입구 버스정류장(남대문세무서·서울백병원 방면) 인도에 노선 표시 시설물(줄서기 표지판)을 설치했다. 매일 이곳에 퇴근 인파가 몰리며 버스를 타려는 승객과 보행자가 뒤엉켜 사고가 우려되자 나름의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그러나 정반대로 역효과가 났다. 29개 모든 노선 버스가 표지판 앞에 정차해 승객을 탑승시키면서 버스가 연달아 꼬리를 무는 ‘열차 현상’이 빚어졌고, 숭례문에서 명동까지 1㎞ 구간에 1시간이 걸리는 등 교통 대란이 벌어졌다. 항의가 빗발치자 시는 일부 표지판 운영을 보류한 뒤 논의를 거쳐 2월 22일 ①명동입구 정류장에 몰려 있던 노선 일부(8개 노선) 인근 정류소 분산 ②퇴근시간대 명동입구와 광교 정류장에 2명씩 계도 인원(모범운전자) 배치 등의 대책을 내놨다.

대책이 시행된 이후 3월 19일 오후 6시 30분 명동입구 정류장 모습. 서울시 제공

대책이 시행된 이후 3월 19일 오후 6시 30분 명동입구 정류장 모습. 서울시 제공

이처럼 노선 분산 전(2월 19~22일)과 후(2월 26~29일) 명동 일대를 거치는 29개 광역버스 운행기록을 분석한 결과 퇴근시간대(오후 4~6시) 전체 운행 시간이 평균 5분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성남 방향 노선은 운행 시간이 13분 줄었다. 명동입구 정류장 보도의 점유면적 대비 밀집도 역시 제곱미터당 0.76명에서 0.33명으로 56% 감소했다. 또 정류장에서 대기하는 평균 인원도 350명에서 150명으로 크게 줄었고, 보행자 서비스 수준은 D등급에서 B등급으로 개선됐다.

시는 이달 안에 추가 대책도 시행한다. 명동입구 정류장을 이용하는 많은 시민(72%)이 지금과 같은 줄서기 표지판(7개) 대기 방식 유지를 원해 현행대로 운영하되 향후 비슷한 노선끼리 묶어 표지판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광교 정류장의 경우 줄서기 표지판이 아닌 ‘노면 표시’를 설치해달라는 응답(60%)이 높아 평균 이용객이 가장 많은 3개 노선(M5107, M5121, 8800)에 대해 바닥에 노선을 표시해 줄을 구분할 예정이다.

권정현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