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파업에 진료 거부당한 11개월 소아… 전북 공공병원서 고난도 두개골 수술 성공

입력
2024.04.09 17:23
24면

전공의 파업 등 여파 경기 대형병원 수술 연기
父 군산의료원 윤수한 신경외과 과장에게 연락
화성서 군산까지 이동해 수술 성공… 회복 중

군산의료원 신경외과 윤수한 과장. 군산의료원 제공

군산의료원 신경외과 윤수한 과장. 군산의료원 제공

전북 군산의료원이 희귀 질환을 앓고 있는 생후 11개월 된 여아의 두개골 수술에 성공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9일 군산의료원에 따르면 윤수한 신경외과 과장은 지난 3일 두개골 조기유합증 환자 A양에 대한 신연기(두개골을 절개해 확장시키는 방법) 제거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두개골 조기유합증은 출생 때부터 머리뼈의 일부가 붙어 뇌성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희귀병이다.

경기도 화성에 거주하는 A양은 근처 수원에 있는 상급종합병원에서 2개월 전 신연기 설치 수술을 받았고 곧이어 제거 수술도 받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전공의 집단 파업으로 인력이 부족해 수술이 계속 미뤄졌다.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도 문의했으나 거부당했다.

계속된 기다림 끝에 마음이 조급해진 A양 부친은 선천성 뇌기형, 뇌종양, 수두증(뇌척수액이 뇌 안에 비정상적으로 축적되는 질병) 분야에서 실력이 뛰어나다는 윤 과장을 알게 됐고, 병원 관계자를 통해 연락을 취했다. 윤 과장은 군산의료원에 오기 직전 아주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로 근무했었다.

수술에 응한 윤 과장은 3시간 30분 동안 A양의 수술을 진행했고 문제 없이 마무리했다. 5일 만에 퇴원한 A양은 현재 집에서 회복 중이다. 그 동안 지방에서는 수두증 등에 대한 치료 시설과 인력이 부족했는데 이번 사례로 소아 환자들이 의료 혜택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윤 과장은 “신생아나 유아기 아이들의 신경외과 수술은 서울의 4대 병원 외에는 대부분 하지 않는 수술”이라며 “이제는 지방에서도 긴밀한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혜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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