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 상병 특검에 의료 개혁 주도권까지... '민생 + 尹 실정 견제' 거야의 투트랙 전략 시동

입력
2024.04.15 16:30
수정
2024.04.15 21:0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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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이후 당 지도부 첫 일성은 '민생'
채 상병 특검 5월 국회 처리 방침 확고
이태원특별법도 21대 국회 처리 약속

이재명(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이재명(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의정갈등 해결을 위한 국회 보건의료계 공론화특별위원회 구성을 정부여당에 재차 제안했다. 175석의 압도적 의석을 몰아준 4·10 총선 민심을 확인한 만큼, 채 상병 특별검사제(특검)로 상징되는 윤석열 정부 실정을 압박하는 동시에 민생 대책까지 제시하면서 수권정당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민주당은 이날 총선 이후 처음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생'과 '특검'을 고리로 대여공세를 폈다. 당 지도부 모두발언에서 민생은 18차례, 특검은 21차례 언급됐다. 먼저 이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정치의 본령은 뭐라 해도 민생 문제"라며 "민생 살리기에 정치가 제 역할을 하라는 것이 이번 총선의 민의"라고 해석했다. 이어 국회에 '보건의료계 공론화특별위원회'를 설치할 것을 정부여당에 제안했다. 정부와 의료계뿐 아니라 여야와 시민단체까지 의료개혁 논의에 참여시키는 방안으로, 교착 상태에 빠져 있는 의정갈등에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지로 관측된다.

대여 공세를 위한 각종 특검과 특별법 처리에 강공 의지도 빼놓지 않았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회의에서 "채 상병 특검을 총선 이후 열리는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약속을 꼭 지키겠다"며 전세사기특별법과 이종섭 특검법, 이태원참사 특별법도 함께 처리에 나설 것을 약속했다. 특히 민주당은 여당 일각에서 총선 패배 이후 특검 처리에 전향적으로 나오는 만큼, 오는 5월 2일 본회의를 열어 채 상병 특검을 처리할 방침이다. 민주당은 이날 소속 의원 117명 명의로 채 상병 특검 수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며 여론전에도 주력했다.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는 채 상병 특검법과 이종섭 특검법을 함께 처리할 것을 공언하며 "현재 문구상 특검 수사 대상에 윤석열 대통령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민주당 및 더불어민주연합 당선자들은 이날 서울시청 앞에 설치된 이태원 희생자 분향소를 찾아가 유가족들을 만난 뒤, 이태원참사 특별법도 21대 국회 임기 종료 전에 재표결 처리하기로 했다. 이태원참사특별법은 지난 1월 9일 국회 본회의에서 야당 단독으로 처리됐으나, 윤 대통령의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로 국회로 돌아왔다. 이후 여야는 특별법을 총선 이후 재표결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21대 국회 임기가 끝나는 5월 말까지 재표결하지 않으면 법안은 자동 폐기된다.

압승에 대한 부담감을 의식한 듯 이날 최고위 회의는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앞서 21대 총선에서 180석을 얻으면서 임기 내내 '오만 프레임'에 끌려다녔던 만큼, 이를 경계하려는 맥락으로도 비친다. 이 대표는 총선 다음 날인 지난 11일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도 당선자들을 향해 "당의 승리나 당선의 기쁨을 즐길 정도로 현재 상황이 녹록지 않다"며 "선거 이후에도 늘 낮고 겸손한 자세로 주권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경계령을 내린 바 있다.

우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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