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이고 헌신하는 한국 사람 때문이죠"...세계적 화물기 개조 회사가 한국에 둥지 튼 까닭은

입력
2024.05.01 15:0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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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야후 감바시 이스라엘항공우주산업 최고사업책임자
"보잉 777-300ER 화물기 개조 수요 300여 대"
"한꺼번에 개조하려면 이스라엘 외 거점 필요"
"한국인 배우려는 자세, 하나라도 더 기술 습득"

엘리야후 감바시 이스라엘항공우주산업(IAI) 최고사업책임자(CCO)가 4월 18일 인천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인근의 한 호텔 로비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샤프테크닉스케이 제공

엘리야후 감바시 이스라엘항공우주산업(IAI) 최고사업책임자(CCO)가 4월 18일 인천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인근의 한 호텔 로비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샤프테크닉스케이 제공


"한국에는 헌신적이고, 합리적이고, 예의 바른 '맨 파워'(숙련된 인력)가 있습니다. 첨단 기술도 기술이지만 한국이 화물기 개조 사업에 적합한 가장 큰 이유는 사람입니다."

세계적 화물기 개조업체 이스라엘항공우주산업(IAI)의 엘리야후 감바시(66) 최고사업책임자(CCO)의 말이다. 이스라엘 정부 출연 기관인 IAI는 오래된 여객기를 화물기로 탈바꿈해 한계 수명까지 쓸 수 있게 하는 사업을 한다. 세계 화물기 개조 시장에서 점유율 65%가량을 차지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런 IAI가 인천국제공항에 들어설 아시아 최대 규모의 항공정비산업(MRO) 복합단지인 '인천공항 첨단복합항공단지'에 둥지를 틀 예정이다. 4월 18일 인천시 영종도 인천국제공항 제4활주로 북서측 건설 현장에서 열린 단지 기공식에 참석한 그를 현장 인근의 한 호텔 로비에서 만났다.



IAI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국제공항과 함께 인천국제공항을 사업 거점으로 선택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를 위해 IAI는 한국 MRO 업체 샤프테크닉스케이(STK)와 합작법인을 만들었다.

이스라엘 해군 대령 출신으로 2014~2022년 IAI 한국지사장을 지낸 엘리야후 CCO는 IAI가 아시아 사업 거점으로 한국을 선택한 이유는 바로 한국인이라고 강조했다. 국제선 여객 기준 세계 5위 규모인 인천국제공항의 입지, 한국의 첨단 기술 수준보다 중요한 고려 요소였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인은 늘 진심으로 배우려 한다"며 "기술을 하나라도 더 익히려 한다"고 했다. 그는 '한국 또는 한국인이 고쳐야 할 점'을 묻는 질문에도 "아직 못 찾았다"고 했다.


"곧 한국에 보잉 777 들여와 개조, 에어버스 330도 기대"

엘리야후 감바시 이스라엘항공우주산업(IAI) 최고사업책임자(CCO)가 4월 18일 인천국제공항 제4활주로 북서측 건설 현장에서 열린 '인천공항 첨단복합항공단지' 기공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엘리야후 감바시 이스라엘항공우주산업(IAI) 최고사업책임자(CCO)가 4월 18일 인천국제공항 제4활주로 북서측 건설 현장에서 열린 '인천공항 첨단복합항공단지' 기공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엘리야후 CCO는 최근 이란과 미사일 공격을 주고받은 이스라엘 정세가 IAI의 해외 거점 확보에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의뢰인이 너무 많아 (이스라엘 IAI 격납고의) 작업 공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운항 중인 보잉 777-300ER 항공기 1,200대 중 300여 대가 운항기간 15년이 넘어 화물기로 개조 대상이다. 그는 "지금도 이스라엘 텔아비브국제공항의 IAI 격납고가 꽉 차 있다"며 "300여 대를 한꺼번에 개조하려면 더 많은 거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인천공항 첨단복합항공단지를 통해 5,000여 개의 일자리와 10년 동안 10조 원 규모의 생산 유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2026년 1단계 62만㎡ 규모로 마련되는 이 단지에 IAI는 10여 명의 MRO 전문 인력을 보낼 예정이다. 이들은 이후 합작 법인이 고용한 600여 명의 인력에게 기술을 전수할 예정이다.

엘리야후 CCO는 "곧 한국에 보잉 777을 들여올 예정이고 에어버스 330 개조도 한국에서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합작 법인은 2034년까지 여객기 52대를 화물기로 탈바꿈할 계획이다. STK 측은 IAI와 개조 화물기 페인트 칠도 한국에서 할 수 있기를 바라지만 한 대를 칠할 공간과 설비를 만드는 데 2,500억여 원이 들어 민간이 홀로 추진하기는 쉽지 않다고 했다.


이스라엘항공우주산업(IAI) 직원들이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샤프테크닉스케이 제공

이스라엘항공우주산업(IAI) 직원들이 여객기를 화물기로 개조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샤프테크닉스케이 제공


영종도= 김청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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