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에게서는 언제나 비누 냄새가 난다”는 첫 문장, 100년 전 태어난 작가가 썼다

입력
2024.04.30 15:44
수정
2024.04.30 16:41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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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재·박화목·박양균·신동집 등 6인
탄생 100주년 문인 기념문학제 열려

이정화(왼쪽부터) 대산문화재단 사무국장, 고봉준 문학평론가, 김대현 한국작가회의 이사장 직무대행이 3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탄생 100주년 문학인을 위한 기념문학제 ‘새로운 시선, 사랑과 존재의 발견’을 개최하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대산문화재단 제공

이정화(왼쪽부터) 대산문화재단 사무국장, 고봉준 문학평론가, 김대현 한국작가회의 이사장 직무대행이 3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탄생 100주년 문학인을 위한 기념문학제 ‘새로운 시선, 사랑과 존재의 발견’을 개최하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대산문화재단 제공

“그에게서는 언제나 비누 냄새가 난다”라는, 지금 보아도 세련된 첫 문장으로 유명한 소설 ‘젊은 느티나무’의 강신재 소설가가 올해로 탄생 100주년을 맞는다. 희곡 ‘산불’을 쓴 극작가 차범석, 동요 ‘과수원 길’의 작사가이자 아동문학가 박화목, 시인 박양균·신동집, 문학평론가 최일수 등이 모두 1924년생이다.

대산문화재단과 한국작가회의는 3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탄생 100주년 문학인을 위한 기념문학제 ‘새로운 시선, 사랑과 존재의 발견’을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다음 달 9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교보빌딩과 10일 서울 마포구 진부책방 스튜디오에서 각각 토크 콘서트 ‘문학정담’과 젊은 작가들이 100주년 문학인의 작품을 낭독하는 ‘백 년 동안의 낭독’을 연다. 또 5월 18일에는 한국시학회와 공동으로 서울과학기술대에서 학술대회를 열어 박양균·신동집 시인의 문학 세계를 재조명한다.

기념문학제 기획위원장인 문학평론가 고봉준 경희대 교수는 올해 선정 문학인 6인에 대해 “흔히 ‘전후 1세대’로 불리는 이들은 기존 전후 문학의 경향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면서 “식민지에서 태어나 20대 때 해방과 전쟁을 겪으며 역사의 문학적 승화를 끊임없이 탐색했다”고 평가했다.

2001년부터 해마다 탄생 100주년 문학인을 기리고 이들의 문학적 업적을 대중에 알려온 기념문학제는 올해부터 독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문학 축제’로 거듭났다. 이정화 대산문화재단 사무국장은 “이전에는 연구 발표회나 심포지엄을 주로 했지만, 이제는 100년 전 태어난 작가를 현재로 호출해 동시대의 독자와 호흡하는 축제의 장으로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혼잎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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