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3월 천하’ 한화의 끝 모를 추락

입력
2024.05.05 16:51
수정
2024.05.05 17:54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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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리그 1위·선발 평균자책점 2위·팀 타율 2위
4월엔 마운드 붕괴·중심타선 침묵
베테랑과 신인왕·홈런왕 조화 기대 이하

프로야구 한화 선수단이 지난달 24일 경기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의 경기에서 1-7로 패배한 후 팬들을 향해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수원=뉴스1

프로야구 한화 선수단이 지난달 24일 경기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의 경기에서 1-7로 패배한 후 팬들을 향해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수원=뉴스1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다. 올 시즌 개막 직후 ‘반짝 1위’를 달렸던 한화가 예년의 부진함을 재현하며 끝 모르게 추락하고 있다.

한화는 4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서 2-10으로 대패하며 9위로 떨어졌다. 시즌 초반 10경기에서 8승 2패로 승승장구하며 선두를 지켰지만, 지난달 4일 이후 정확히 30일 만에 8계단이나 순위가 하락한 것이다.

제아무리 순위에 해탈한 한화팬들이라도 올 시즌만은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기대가 컸기 때문이다. 시즌 전 한화는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의 복귀, 자유계약선수(FA) 안치홍과의 대형 계약(4+2년 72억 원) 등으로 이슈를 몰고 다녔다. 여기에 지난 시즌 신인왕(문동주)과 홈런왕(노시환)을 동시에 배출했다는 기대감까지 더해지며 선수단과 팬들 사이에서 ‘5강’ ‘가을야구’등의 구체적인 목표가 언급되기도 했다.

실제로 3월에는 투타 모두 순조로웠다. 야구 통계 전문사이트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류현진·펠릭스 페냐·김민우·리카르도 산체스·문동주로 이어지는 선발진은 평균자책점 2.57로 리그 2위를 달렸고, 류현진을 제외한 모든 선발투수들이 승리를 기록했다. 담 증세를 보였던 김민우를 대신해 마운드에 올랐던 황준서마저도 1승 평균자책점 1.80으로 호투했다. 타선은 요나단 페라자(0.517) 문현빈(0.346) 채은성(0.310) 등이 맹타를 휘두른 결과 팀 타율 0.291로 리그 2위를 마크했다.

한화 ‘극과 극’ 성적 비교

한화 ‘극과 극’ 성적 비교

그러나 지난달 한화는 6승을 거두는 동안 무려 17패를 하며 승률(0.261) 꼴찌를 기록했다. 선발진의 붕괴가 뼈아팠다. 류현진이 2승을 거두긴 했지만, 평균자책점 5.72로 기대에 못 미쳤다. 페냐도 1승 3패 평균자책점 6.35로 부진했고, 문동주는 평균자책점 9.97로 무너지며 1군에서 말소됐다. 설상가상 김민우는 지난달 13일 KIA전에 선발 등판했다가 공 4개만을 던진 후 팔꿈치 통증을 느껴 자진강판했고, 이후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토미존서저리)을 택하며 시즌아웃됐다. 황준서도 지난달 26일 두산전에서 3.2이닝 6실점으로 최악의 피칭을 하며 4월 평균자책점 7.27을 기록했다.

그렇다고 구원진에 큰 기대를 걸 수도 없는 상황이다. 4월부터 지난 4일까지 한승혁은 4패 평균자책점 9.90으로 무너졌고, 박상원(8.10)과 김범수(7.27)도 부진했다. 3월 뜨거웠던 방망이도 완전히 식었다. 4월 이후 현재까지 한화의 팀 타율은 0.241로 리그 꼴찌다. 같은 기간 페라자의 타율은 0.252를 기록했고, 중심타선인 안치홍(0.260)과 노시환(0.264)의 타격감도 좋지 않다. 심지어 문현빈(0.197)과 채은성(0.167)은 1할대 타율을 기록하는 등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5일 어린이날 내린 봄비로 재정비 시간을 벌었다는 점이 불행 중 다행일 정도다.

한화는 2020년부터 3시즌 연속 리그 꼴찌, 지난 시즌 9위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올 시즌을 앞두고 선수단은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주장 채은성은 “5강에 못 들면 고참들이 12월 태안 앞바다에 입수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개막 후 극과 극의 시간을 보낸 한화가 ‘가을야구’와 ‘겨울바다’의 기로에 섰다.

박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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