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을 잡아야 승리한다... 與 원내대표 좌우할 초선 44명의 선택은

입력
2024.05.06 18:3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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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선, 전체 41% 차지... 경선 가를 변수
경선 연기·'이철규 반대'로 존재감 각인
"정치력, 대통령과 소통 능력 보고 판단"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송석준(왼쪽부터), 이종배, 추경호 의원. 뉴스1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송석준(왼쪽부터), 이종배, 추경호 의원. 뉴스1

22대 국회 초선 당선자들이 9일 치러지는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전체 당선자의 41%를 차지하는 이들의 선택에 경선 결과가 좌지우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선은 4선의 이종배 당선자, 3선의 송석준·추경호 당선자 간 3파전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현재 초선 당선자들은 전체 당선자 108명 중 44명으로, 41%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재선(31명)과 3선(14명) 당선자를 합친 만큼의 숫자다. 적은 표 차이로 당락이 갈리는 원내대표 경선 특성을 감안하면, 이들의 표 쏠림이 얼마든지 결과를 좌우할 수 있다는 얘기다. 직전 원내대표 경선에서도 윤재옥 원내대표는 김학용 의원에게 21표 차로 승리를 거뒀다.

무엇보다 이들은 상대적으로 계파 논리에서 자유롭다. 21대 국회를 경험한 재선 이상 의원들은 2022년 대선후보 경선, 2023년 3·8 전당대회 등을 거치며 '친윤(친윤석열)' '비윤(비윤석열)' 등 꼬리표가 붙었다. 특히 21대 국회에선 차기 총선 공천권을 행사할 '미래 권력'에 눌려 일부 초선 의원들이 '친윤 홍위병' 역할을 자처하기도 했다. 반면 친윤 비윤 등의 꼬리표가 없는 이번 초선 당선자들은 대선 이후에 치러지는 4년 뒤 총선 공천을 염두에 둘 필요가 없다.

공천에서 특정 계파 덕을 확실히 본 당선자도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갚아야 할 빚'이 없다는 뜻이다. 일부 '친윤 공천' 논란이 있긴 했지만, 초선 지역구 당선자 28명 중 10명은 경선에서 승리해 공천권을 따냈다. 전략공천(우선추천)을 받은 초선들도 정치권과 별다른 접전이 없던 전문가 출신이 적지 않다. 비례대표의 경우에도 비례명단을 두고 친윤계와 친한동훈(친한)계가 갈등 양상을 노출하는 등 특정 계파로 쏠려 있지 않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초선 그룹은 이미 원내대표 경선에서 적지 않은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경선이 이달 3일에서 9일로 연기되는 데 있어 "후보 정견과 철학을 알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초선 의원들의 요청이 상당 부분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게다가 이들은 소신 주장에 주저함도 없다. 한때 '친윤 핵심' 이철규 의원의 대세론이 형성된 상황에서 "선거 참패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박정훈 당선자) "자성과 반성으로 긍정적인 변화가 없다면, 결국 대한민국의 보수 정치는 자멸하고 말 것"(고동진 당선자) 등 공개적인 반대 목소리가 초선 당선자들로부터 나왔다.

경선 후보들 역시 일찌감치 초선 당선자들에게 공을 들이고 있다. 한 초선 당선자는 "후보 세 분 모두로부터 잘 부탁한다는 전화를 받았다"며 "여소야대 상황에서 필요한 정치력, 대통령과 소통할 수 있는 능력 등을 두루 보고 표를 던지겠다"고 말했다.

손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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