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병 열었더니 마약원료... 19만 명 투약 필로폰 제조한 중국인 검거

입력
2024.05.16 15:00

와인, 밀크티 등 시중제품 위장
필로폰·항정신성의약품 등 밀수

중국 국적 피의자 A씨가 필로폰 원료 물질을 숨겨온 와인병. 서울경찰청 제공

중국 국적 피의자 A씨가 필로폰 원료 물질을 숨겨온 와인병. 서울경찰청 제공

와인병에 마약 원료를 숨겨 들어와 18만6,000명이 투약 가능한 필로폰을 제조한 중국인이 경찰에 붙잡혔다. 향정신성의약품을 낱개 밀크티 봉지 등에 담아 밀수입한 한국인도 검거됐다.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와인병에 담긴 원료를 가공해 필로폰을 만든 20대 중국인 남성 A씨를 마약류 제조(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향정 등) 등 혐의로 2일 구속송치했다고 16일 밝혔다.

A씨는 올해 4월 3일부터 약 2주간 인천 소재 호텔에서 프랑스산 화이트 와인 6병에 액체 형태로 담겨있던 원료물질을 가공해 필로폰 약 5.6㎏을 제조한 혐의를 받는다. 시가 186억 원 상당으로 18만6,000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다. 밀반입에 이용된 와인은 시중에서 5만 원(750㎖ 기준) 정도에 구입할 수 있는 제품이었는데, 필로폰 원료가 와인과 색상, 점성 등이 유사해 육안으로는 구분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분말로 된 밀크티 스틱과 중국 유명 술병에 항정신성의약품 을 섞어 밀수입한 30대 한국인 남성 B씨도 마약류 수입, 약사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B씨는 2월 중국 선양 소재 공장에서 밀크티 스틱 제품에 항정신성의약품 '러미라'를 섞어 재포장하고 밀수입한 혐의를 받는다. 또 의약품으로 분류되지만 환각을 위해 남용되는 '프레가발린'을 중국 유명 술병에 담아 몰래 들여온 혐의도 있다. B씨는 해당 약물이 유흥가에서 유행이라는 소문을 듣고 서울 강남구, 부산 일대에 유통하려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유통 직전인 3월 그를 체포했다.

경찰은 아직 검거하지 못한 공범 2명은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대마가 합법화된 국가들을 중심으로 젤리, 초콜릿 등의 위장된 형태로 마약류가 제조·유통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김태연 기자

관련 이슈태그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

댓글 0

0 / 250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 저장이 취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