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 검찰총장 "자리 얻으려 일하면 검찰과 국가 망쳐"

입력
2024.06.03 17:59
수정
2024.06.03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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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간부 전입인사서 희생정신 강조
"소금같이 제 몸 녹여 책무·소명해야"

이원석 검찰총장이 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신규 보임된 중간간부급 대검 전입인사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대검찰청 제공

이원석 검찰총장이 3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신규 보임된 중간간부급 대검 전입인사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대검찰청 제공

이원석 검찰총장이 3일 "자리를 얻으려는 욕심에 일하면 검찰과 국가를 망치게 된다"며 공명정대한 수사를 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총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수도권 전입 차장·부장검사들과의 인사 자리에서 "검사라는 직업의 '직(職)'과 '업(業)'이라는 두 음절 중 어디에 방점을 찍느냐에 따라 큰 차이로 귀결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업(일)'을 통해 '직(자리)'을 얻으면 만인의 박수와 축하를 받을 일이지만, 반대로 '직(자리)'에 방점을 찍고 자리를 얻으려는 욕심에 '업(일)'을 하게 되면 사사로움이 개입돼 자신과 검찰과 국가를 망치게 된다"고 강조했다. 여러 현안 수사가 산적한 상황에서 일체 다른 고려 없이, 공정하게 수사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총장은 또 검사들을 '소금'에 빗대며 거듭 독려했다. 그는 "소금이 짠맛을 잃는 순간 가치 없는 광물에 지나지 않는 것처럼, 검찰이 공동체의 부패를 막고 사람의 몸에 필수적인 소금 역할을 제대로 다하지 못한다면 결국 쓸모없이 버림받게 된다"며 "내 자리가 아닌 내 일에서 보람과 가치를 찾고, 주어진 자리에서 오로지 국민을 섬기는 자세로 소금과 같이 제 몸을 녹여 국가를 위한 검찰의 책무와 소명을 다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민생범죄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하라는 주문도 잊지 않았다. 이 총장은 "검찰이 하는 일은 결국 국민의 평온한 일상을 해치고 위협하는 범죄에 빈틈없이 대응해 국민의 생명, 신체, 안전과 재산을 지키는 일로 귀결된다"며 "성폭력·사이버성폭력·스토킹·전세사기·보이스피싱·투자사기·마약범죄에 엄정 대처해 국민이 집에서, 직장에서, 학교에서, 길거리에서 평온한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라"고 주문했다.

법무부는 지난달 29일 고검검사(차·부장)급 검사 514명에 대한 전보 인사를 이날 자로 단행했다.

강지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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