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에 인종차별 발언한 벤탄쿠르...英축구협회에 징계 받나

입력
2024.06.21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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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더 타임스 "FA, 징계 여부 결정 위해 조사 중"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에서 활약하는 로드리고 벤탄쿠르(왼쪽)와 손흥민. 로이터 연합뉴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에서 활약하는 로드리고 벤탄쿠르(왼쪽)와 손흥민. 로이터 연합뉴스

손흥민을 향한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논란이 된 토트넘의 로드리고 벤탄쿠르가 잉글랜드축구협회(FA) 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영국의 더 타임스는 21일(한국시간) "벤탄쿠르는 FA로부터 징계를 받을 수 있다"며 "FA는 이번 사건을 인지하고 있으며, 징계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조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토트넘 소식을 전하는 '더 스퍼스 익스프레스' 역시 "FA가 벤탄쿠르에게 징계를 주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벤탄쿠르는 출전 정지 징계를 받게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앞서 우루과이 출신의 벤탄쿠르는 자국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손흥민과 관련된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그는 진행자로부터 '손흥민의 유니폼을 가져다 달라'는 요청을 받자, "손흥민 사촌의 유니폼은 어떤가. 어차피 손흥민이나 그의 사촌이나 똑같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을 놓고 동양인을 향한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해석됐다. '동양인은 모두 똑같이 생겼다'는 인종차별적 인식을 드러내며 조롱했다는 이유였다. 벤탄쿠르의 발언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에 퍼져 논란이 확산됐다.

논란이 일파만파로 퍼지자 벤탄쿠르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손흥민에게 사과의 글을 남겼다. 벤탄쿠르는 "쏘니! 지금 일어난 일에 대해 사과하겠다. 내가 한 말은 정말 나쁜 농담이었다"면서 "절대 무시하거나 상처를 주려고 한 말이 아니었다"고 적었다. 하지만 24시간이 지나면 지워지는 공간에 사과문을 게재해 진정성 논란도 부추겼다.

손흥민이 지난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C조 6차전 한국과 중국의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한 뒤 관중을 향해 박수를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손흥민이 지난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C조 6차전 한국과 중국의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한 뒤 관중을 향해 박수를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손흥민은 벤탄쿠르의 사과를 받아들였다. 손흥민은 20일 자신의 SNS에 "벤탄쿠르는 실수했다. 자신의 실수를 인지한 벤탄쿠르가 내게 사과했다"면서 "우리는 여전히 형제고, 바뀐 건 아무것도 없다"고 썼다.

그러나 벤탄쿠르의 행위에 대해 FA는 징계를 검토 중인 것으로 보인다. FA는 그라운드 안에서 이뤄진 인종차별적 행위뿐 아니라, 경기장 밖에서 발생한 인종차별 사건에 대해서도 징계를 내려왔다.

FA는 온라인에서의 인종차별적 행위에 대해서도 무거운 징계를 내렸다. 2019년 맨체스터 시티의 베르나르두 실바(포르투갈)가 SNS에서 팀 동료 뱅자맹 멘디의 피부색을 짙은 갈색인 스페인 과자 브랜드 캐릭터에 비유해 1경기 출전정지와 벌금 5만 파운드(약 9,000만 원)의 징계를 받았다.

2021년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이던 에딘손 카바니(우루과이)가 SNS에서 자신을 응원하는 팬에게 흑인을 비하할 때 쓰는 '네그리토'(Negrito)라는 단어를 썼다가 3경기 출전 정지와 10만 파운드(약 1억7,000만 원)의 징계를 받은 바 있다.



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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