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댈 건 반도체·자동차뿐...무협 "올해 수출 사상 최대치도 기대"

'2024년 상반기 수출입 평가 및 하반기 전망' 보고서
무협 "올해 수출 9.1% 성장할 것"

14일 오전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뉴시스

올해 우리나라 수출이 지난해보다 9.1% 증가해 사상 최대치를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정부가 목표로 했던 수출액 7,000억 달러 달성이 가능할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2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4년 상반기 수출입 평가 및 하반기 전망'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수출액은 전년 대비 9.1% 증가한 6,900억 달러, 수입은 1.0% 증가한 6,490억 달러, 무역수지는 410억 달러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올해 수출 목표로 제시했던 7,000억 달러에 간신히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번 수출액 전망치는 무협이 지난해 말 전망했던 7.5%보다 1.6%포인트 오른 것으로 만약 연말에 이를 달성하면 사상 최대 수출 실적을 거두게 된다. 이런 흐름대로라면 수출과 수입을 합친 무역 규모 또한 2022년에 이어 두 번째다.

보고서는 수출 성장의 가장 큰 '효자 품목'으로는 반도체를 포함한 정보기술(IT) 기기와 자동차, 선박 등을 꼽았다. 특히 반도체는 인공지능(AI) 산업 급성장, 최대 소비 시장인 중국의 IT 제품 수요 증가 영향으로 올해 수출이 무려 31.8%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컴퓨터(53.0%) △ 디스플레이(10.3%) △무선통신기기(8.0%) 등 글로벌 IT 경기의 빠른 회복세도 우리나라 수출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현상에 빠진 자동차는 하이브리드차(HEV)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중심으로 3.7%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선박(14.3%)도 하반기 중 유럽, 아시아 등지로 액화천연가스(LNG)선과 대형 컨테이너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 인도가 예상돼 긍정적 수출 여건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보고서는 최근 세계 경기 회복세와 고금리 기조 완화, 인플레이션 약화 등으로 소비가 늘어나며 우리나라 13대 주력 수출 품목 대부분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철강은 상반기 수출 단가 하락, 수요 부진 등 불안한 수급 상황이 이어지면서 소폭 감소(-0.8%)할 것으로 예상됐다.

조상현 무협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5월까지 우리 수출은 주요국 대비 가장 빠르게 증가하며 경제 성장을 이끄는 모습을 보였다"며 "상반기 흐름을 유지하면 올해 최대 수출 실적은 물론 양대 주력 품목인 반도체와 자동차의 수출 최대치 달성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나주예 기자 juy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