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물가, 11개월 만에 최저…네 달 연속 오른 석유류 ‘불안’

입력
2024.07.02 10:52
수정
2024.07.02 11:32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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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상승률 4월부터 2%대 지속...하향 추세
생활물가·농축수산물 가격 상승 둔화
정부 "국제유가 변동성, 불확실성 확대 우려"

지난달 30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뉴스1

지난달 30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뉴스1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4%를 기록,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오름폭을 기록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나타내는 근원물가 상승률도 2%대 초반을 이어가며 물가가 안정될 것이라는 기대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여름철 이상기후와 네 달 연속 상승폭을 키운 석유류 가격 탓에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동향’ 보고서를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2.4% 올랐다. 지난해 7월(2.4%) 이후 11개월 만에, 매년 6월 기준으론 2021년(2.3%) 이후 3년 만에 가장 낮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은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향후 특별한 추가 충격이 없다면 하반기 물가는 당초 정부 전망대로 2% 초중반대로 안정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들어 물가상승률은 1월 2.8%에서 2~3월 3.1%로 오른 후 4월 2.9%→5월 2.6%→6월 2.4%로 최근 3개월 연속 상승폭을 줄이고 있다.

물가상승률이 하향 추세를 보이는 건 그간 물가를 끌어올린 농축수산물 가격, 생활물가 등이 안정된 영향이다. 지난해 10월 4.5%까지 뛰었던 생활물가지수는 3월에도 3.8%를 기록했으나, 지난달엔 2.8%로 내려앉았다. 구입이 잦고 지출 비중이 큰 144개 항목으로 이뤄진 생활물가지수가 2%대를 기록한 건 지난해 8월 이후 처음이다.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세(5월 8.7%→6월 6.5%)와 신선식품가격 상승률(17.3→11.7%)도 완화했다.

다만 햇과일이 나오는 가을까지 공급량을 늘릴 방법이 마땅치 않은 사과(63.1%)와 배(139.6%) 등 과일 가격의 고공행진은 계속됐다. 김 가격은 28.6% 올라 1987년 12월(34.6%)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날 ‘물가 상황 점검회의’를 가진 김웅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근원물가 상승률이 2%대 초반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 물가는 전반적으로 둔화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1월 2.5%였던 근원물가 상승률은 5월과 6월 모두 2.2%를 기록했다.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석유류(4.3%)가 국제유가 상승 여파로 네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간 건 불안 요인이다. 해당 수치는 2022년 12월(6.3%) 이후 최고 상승률이다. 김 차관은 “누적된 고물가로 체감물가가 여전히 높고 여름철 기후영향, 국제유가 변동성으로 물가 불확실성이 확대될 우려가 큰 만큼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민생 물가 안정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다.


세종= 변태섭 기자
윤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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